• 아마

    안데르센 동화
    파란 하늘 아래, 넓고 넓은 들판에 작고 예쁜 아마가 살았어요. 아마는 매일 아침 햇살을 받으며 키가 쑥쑥 자랐고, 파란색 예쁜 꽃을 피웠답니다.
    "나는 커서 뭐가 될까? 아주 멋진 것이 되고 싶어!" 아마는 바람에 살랑이며 생각했어요.

    어느 날, 사람들이 와서 아마를 쑥 뽑았어요. "아이고, 아파!" 아마는 깜짝 놀랐지만, 꾹 참았어요.
    그다음엔 물속에 푹 담가졌어요. "숨쉬기 힘들어!" 하지만 아마는 '괜찮아, 더 멋진 것이 되기 위해서니까!' 하고 생각했죠.
    물에서 나온 아마는 햇볕에 바싹 말려지고, 막대기로 탁탁 맞기도 했어요. "으앙, 너무 아파!" 눈물이 찔끔 났지만, 그래도 꿋꿋했어요.

    신기하게도 아프고 힘든 과정을 거칠수록 아마는 점점 더 부드럽고 빛나는 실로 변해갔어요.
    그 실은 베틀이라는 기계 위에서 서로 엮여 아름다운 리넨 천이 되었답니다.
    "와, 내가 이렇게 변하다니! 정말 근사해!" 아마는 자신이 된 리넨 천을 보며 기뻐했어요.

    리넨 천은 재봉사의 손에서 멋진 셔츠로 만들어졌어요.
    그 셔츠는 한 착한 소년에게 갔어요. 소년은 셔츠를 입고 신나게 뛰어놀고, 책도 읽고, 맛있는 것도 먹었어요. 아마는 셔츠가 되어 세상을 구경하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소년과 함께하는 매일이 행복해!"

    시간이 흘러 셔츠는 낡고 해졌어요. 소년도 훌쩍 자라서 더 이상 셔츠를 입을 수 없게 되었죠.
    "이제 나는 쓸모가 없나 봐..." 아마는 조금 슬퍼졌어요.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낡은 셔츠는 다시 잘게 찢기고 물에 풀어져서 하얀 종이가 되었답니다.
    "우와, 내가 이번엔 종이가 되었네!" 아마는 또다시 변신한 자신의 모습에 놀랐어요.
    종이 위에는 아름다운 이야기와 예쁜 그림이 그려졌어요.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읽으며 웃고 감동받았죠. 아마는 자신이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는 종이가 된 것이 무척 자랑스러웠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 종이도 낡게 되었어요. 어느 날, 종이는 불 속에 던져졌어요.
    "타닥타닥, 뜨거워! 이제 정말 끝인가 봐."
    하지만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어요. 아마는 재가 되어 하늘로 훨훨 날아올랐어요. 작은 재들은 햇빛에 반짝이며 춤을 추는 것 같았죠.
    아마는 생각했어요. "나는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구나. 꽃이었을 때도, 실이었을 때도, 천이었을 때도, 셔츠였을 때도, 종이였을 때도, 모든 순간이 소중했어."

    그리고 아마의 작은 조각들은 다시 땅으로 내려와 새로운 풀과 꽃을 피우는 데 도움을 주었을지도 몰라요. 정말 멋진 여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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