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나고 씩씩한 군인 아저씨가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어요. 뚜벅뚜벅, 길을 걷는데 길가에 조금 이상하게 생긴 할머니가 앉아 있었죠.
"군인 양반, 저기 커다란 나무 보이지? 그 속에 아주 신기한 부싯깃 통이 있다네. 나 대신 좀 가져다주면 안 될까?"
군인은 물었어요. "제가 그걸 왜요? 할머니는 제게 뭘 주실 건데요?"
할머니는 파란 체크무늬 앞치마를 내밀며 말했어요. "이걸 나무 아래 깔고 앉아 있게. 그럼 무서운 개들이 나타나도 괜찮을 거야. 첫 번째 방에는 눈이 찻잔만 한 개가 구리 동전을 지키고 있고, 두 번째 방에는 눈이 물레방아만 한 개가 은화를, 세 번째 방에는 눈이 아주 커다란 탑만 한 개가 금화를 지키고 있다네. 자네가 갖고 싶은 만큼 가져도 좋아."

군인은 나무 구멍으로 쏙 들어갔어요. 정말 할머니 말대로였죠!
첫 번째 방에서는 눈이 찻잔처럼 동그란 개가 구리 동전을 지키고 있었어요. 군인은 앞치마에 구리 동전을 가득 담았죠.
두 번째 방에서는 눈이 커다란 물레방아 같은 개가 은화를 지키고 있었어요. 군인은 구리 동전을 휙 버리고 은화를 잔뜩 담았어요.
세 번째 방에서는 와! 눈이 둥근 탑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개가 금화를 지키고 있었어요! 군인은 은화를 몽땅 버리고 금화로 주머니를 가득 채웠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말한 부싯깃 통도 잊지 않고 챙겼죠.

나무 밖으로 나오자 할머니가 물었어요. "부싯깃 통은 가져왔나?"
군인은 문득 생각했어요. '이 할머니, 뭔가 수상한데? 이 부싯깃 통이 그렇게 중요하면 직접 가지러 가지, 왜 나한테 시켰을까?'
그래서 군인은 말했어요. "싫어요! 이건 이제 제 거예요!"
할머니는 군인이 부싯깃 통을 주지 않자 화를 내며 소리치다가, 군인이 꿈쩍도 않자 어쩔 수 없이 휑하니 사라져 버렸답니다.

군인은 금화 덕분에 아주 멋진 도시에서 신나게 살았어요.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예쁜 옷도 많이 샀죠. 하지만 돈은 금방 사라졌고, 군인은 다시 가난해져서 어둡고 좁은 다락방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어느 날 밤, 너무 춥고 어두워서 군인은 부싯깃 통을 꺼냈어요. "불이라도 피워야겠다."
칙! 부싯깃을 한 번 치자, 짠! 눈이 찻잔만 한 개가 나타났어요! "주인님, 무엇을 원하십니까?"
군인은 깜짝 놀랐지만 용기를 내어 외쳤죠. "돈이 필요해!" 개는 금방 돈을 한가득 물어다 주었어요.
칙칙! 부싯깃을 두 번 치자 눈이 물레방아만 한 개가 나타났고, 칙칙칙! 세 번 치자 눈이 둥근 탑만 한 개가 나타났어요. 군인은 다시 부자가 되었죠!

어느 날, 군인은 아름다운 공주님을 보고 싶어졌어요. "공주님을 보고 싶어!" 첫 번째 개에게 말하자, 개는 한밤중에 살금살금 궁궐로 들어가 잠든 공주님을 업고 왔어요. 공주님은 침대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죠. 군인은 살짝 공주님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답니다.

다음 날, 공주님은 이상한 꿈 이야기를 했고, 똑똑한 시녀가 공주님 등 뒤에 작은 밀가루 주머니를 몰래 달아 놓았어요. 그날 밤에도 개가 공주님을 데려가자, 밀가루가 길 위에 솔솔솔 뿌려졌죠. 결국 군인은 들키고 말았어요.
"감히 허락도 없이 공주님을 훔쳐보다니!" 임금님은 크게 화를 내며 군인을 감옥에 가두고 다음 날 아침에 벌을 내리기로 했어요.

다음 날 아침, 군인은 마지막 소원으로 담배 한 대만 피우게 해달라고 했어요. 임금님은 허락했죠. 군인은 부싯깃 통을 꺼내 칙! 칙칙! 칙칙칙! 불을 붙였어요. 그러자 세 마리 개들이 쏜살같이 달려왔어요! "멍멍! 으르렁!" 개들은 임금님과 신하들을 향해 크게 짖으며 군인을 지켰어요. (아주 살짝만 혼내주었답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지만, 군인의 용감함과 개들의 멋진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어요. 결국 군인은 공주님과 결혼해서 임금님이 되었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세 마리 용감한 개들도 맛있는 고기를 실컷 먹으며 함께 궁궐에서 지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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