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두콩 공주

    안데르센 동화
    어느 왕국에 멋진 왕자님이 살았어요. 왕자님은 진짜 공주님과 결혼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찾아도 마음이 꼭 맞는 공주님을 만날 수가 없었죠. "진짜 공주님은 어디 계실까?" 왕자님은 늘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아주 캄캄하고 비바람이 몰아치던 밤이었어요. 천둥이 쾅쾅! 번개가 번쩍! 성문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똑똑똑!"

    왕이 직접 문을 열어보니, 한 아가씨가 서 있었어요. 그런데 맙소사! 아가씨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에 흠뻑 젖어 있었고, 머리카락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죠. 옷도 다 젖어서 덜덜 떨고 있었어요.
    "저는 공주랍니다." 아가씨가 말했어요.
    "음, 공주라고?" 왕비님은 속으로 생각했어요. '진짜 공주인지 아닌지 한번 알아봐야겠군.' 하지만 겉으로는 아주 친절하게 말했죠. "어서 들어오세요, 공주님. 푹 쉬셔야겠어요."

    왕비님은 아무 말 없이 손님방으로 갔어요. 그리고 침대의 모든 이불과 요를 다 걷어냈어요. 맨 밑바닥에 아주 작은 완두콩 한 알을 놓았죠. 그 위에 부드러운 매트리스를 스무 개나 깔고, 또 그 위에 오리털 이불을 스무 채나 더 쌓아 올렸어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높은 침대가 되었답니다!

    아가씨는 그 높은 침대에서 밤을 보내야 했어요.

    다음 날 아침, 왕비님이 물었어요. "공주님, 어젯밤 잘 주무셨나요?"
    아가씨는 하품을 쩍 하며 대답했어요. "아휴, 전혀요! 밤새도록 한숨도 못 잤어요. 침대에 뭔가 딱딱한 것이 있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요. 마치 돌멩이 위에서 잔 것 같아요! 눈 밑이 시퍼렇게 되었을 거예요."

    그 말을 듣자 모두들 깜짝 놀랐어요! 스무 개의 매트리스와 스무 채의 오리털 이불 밑에 있는 아주 작은 완두콩 하나를 느낄 수 있다니! 이렇게 예민한 분이라면 진짜 공주님이 틀림없었어요.

    왕자님은 너무나 기뻤어요. 드디어 진짜 공주님을 만났으니까요! 왕자님은 바로 그 공주님과 결혼했답니다.
    그리고 그 완두콩은요? 왕궁 박물관에 고이 모셔져서, 지금도 사람들이 볼 수 있다고 해요. 정말 대단한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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