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꾀꼬리

    안데르센 동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오래전 중국이라는 나라에 아주 멋진 황제가 살았어요. 황제의 궁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고, 궁궐 정원에는 온갖 신기한 꽃들이 가득했죠.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전 세계 사람들이 그 궁궐과 정원을 보러 몰려들었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궁궐보다 더 유명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궁궐 옆 숲 속에 사는 작은 꾀꼬리였어요! 이 꾀꼬리는 어찌나 노래를 잘하는지, 그 노래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넋을 잃을 정도였대요. 여행객들은 돌아가서 황제의 궁궐도 멋지지만, 꾀꼬리 노래가 최고라고 책에 적었어요.

    어느 날, 황제가 그 책을 읽게 되었어요. "음? 꾀꼬리? 내 궁궐 옆 숲에 그런 새가 있다고? 나는 왜 몰랐지?" 황제는 깜짝 놀라 신하들을 불렀어요. "당장 그 꾀꼬리를 찾아오너라! 내 앞에서 노래하게 하라!"

    신하들은 궁궐과 정원을 샅샅이 뒤졌지만 꾀꼬리를 찾을 수 없었어요. 아무도 꾀꼬리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때, 부엌에서 일하는 작은 소녀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제가 알아요! 매일 밤 숲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새가 바로 그 꾀꼬리일 거예요!"

    소녀를 따라 신하들은 숲으로 갔어요. 드디어 작은 나무 위에서 평범하게 생긴 꾀꼬리를 발견했죠. 꾀꼬리는 신하들의 부탁을 듣고 황제 앞에서 노래하기로 했어요.

    꾀꼬리가 황제 앞에서 노래를 시작하자, 와!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꾀꼬리의 노래는 너무나 맑고 아름다워서, 딱딱한 황제의 눈에서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답니다. "오, 이토록 아름다운 노래라니! 너는 내 곁에 머물러야 한다!" 황제는 꾀꼬리에게 황금 새장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꾀꼬리는 말했어요. "황제 폐하, 저는 자유롭게 숲 속에서 노래하는 것이 더 좋아요. 하지만 폐하를 위해 가끔 찾아와 노래를 들려드릴게요." 황제는 조금 아쉬웠지만 허락했어요.

    얼마 후, 이웃 나라에서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멋진 기계 꾀꼬리를 선물로 보내왔어요. 태엽을 감으면 진짜 꾀꼬리처럼 노래를 불렀죠. "와, 이건 정말 대단해! 언제든 노래를 들을 수 있잖아!" 황제와 신하들은 기계 꾀꼬리에 푹 빠졌어요. 진짜 꾀꼬리는 점점 잊혀졌고, 슬픈 마음으로 숲으로 날아갔답니다.

    기계 꾀꼬리는 매일 똑같은 노래만 불렀어요. 그러던 어느 날, "끽!" 소리를 내더니 그만 고장 나 버렸어요.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예전처럼 아름다운 노래는 나오지 않았죠.

    시간이 흘러 황제는 큰 병에 걸렸어요. 침대에 누워 꼼짝도 못 하게 되었죠. 창백한 얼굴의 죽음이 황제의 침대 곁에 다가와 앉았어요. 황제는 너무나 무서웠고, 아름다운 음악이 듣고 싶었어요. "아, 내 꾀꼬리... 내 진짜 꾀꼬리의 노래가 듣고 싶구나..."

    그때, 창문 밖에서 맑고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왔어요. 바로 진짜 꾀꼬리가 돌아온 것이었어요! 꾀꼬리는 황제를 위해 밤새도록 노래를 불렀어요. 그 노래는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죽음마저 눈물을 글썽이며 스르르 사라졌답니다.

    꾀꼬리의 노래 덕분에 황제는 기적처럼 건강을 되찾았어요. "오, 나의 작은 꾀꼬리야! 네가 나를 살렸구나.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황제가 물었어요.
    꾀꼬리는 대답했어요. "저는 자유롭게 노래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에요. 하지만 폐하를 위해 가끔 찾아와 세상 이야기를 노래로 들려드릴게요. 진실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 후로 황제는 백성들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훌륭한 황제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가끔 꾀꼬리가 찾아와 들려주는 아름다운 노래를 들으며, 진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항상 기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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