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의 까마귀 후긴과 무닌
북유럽 신화
신들의 멋진 궁궐 아스가르드에는 아주 지혜로운 왕, 오딘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오딘 할아버지는 세상 모든 일이 궁금했지만, 혼자서 다 알 수는 없었죠. 그래서 오딘 할아버지에게는 아주 특별한 두 친구가 있었답니다. 바로 똑똑한 까마귀, 후긴과 무닌이었어요!
후긴은 '생각'이라는 뜻이고, 무닌은 '기억'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이에요. 매일 아침 해가 반짝 떠오르면, 오딘 할아버지는 어깨에 앉은 후긴과 무닌에게 부드럽게 말했어요. "얘들아, 오늘도 세상 구경을 하고 오렴.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에게 알려주렴."
"까악! 알겠습니다, 오딘 할아버지!" 후긴과 무닌은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아스가르드를 떠나 멀리멀리 날아갔어요. 하늘 높이 날아오른 두 까마귀는 온 세상을 구석구석 돌아다녔죠.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서는 아이들이 깔깔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보았고, 깊은 숲속에서는 동물들이 무얼 하는지 지켜보았어요. 저 멀리 거인들이 사는 험한 산과 반짝이는 보석을 캐는 땅속 난쟁이들의 동굴까지, 후긴과 무닌이 못 가는 곳은 없었답니다.
후긴은 눈으로 본 모든 것을 곰곰이 생각했고, 무닌은 귀로 들은 모든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했어요. 그렇게 하루 종일 세상을 둘러본 후긴과 무닌은 저녁이 되어 별이 하나둘 떠오를 때쯤이면 어김없이 오딘 할아버지에게 돌아왔어요.
오딘 할아버지의 양쪽 어깨에 사뿐히 내려앉은 후긴과 무닌은 차례대로 속삭였어요. "오딘 할아버지, 오늘 제가 본 것은요..." "오딘 할아버지, 제가 들은 이야기는요..." 하고 말이죠. 덕분에 오딘 할아버지는 궁궐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세상 모든 소식을 알 수 있었답니다.
오딘 할아버지는 매일 아침 후긴과 무닌을 떠나보낼 때마다 조금은 걱정했어요. '혹시나 우리 후긴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똑똑한 무닌이 길을 잃으면 어쩌나?' 하고 말이에요. 특히 기억을 담고 있는 무닌이 돌아오지 않을까 봐 더 마음을 졸였대요. 하지만 용감하고 충성스러운 후긴과 무닌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오딘 할아버지에게 돌아와 세상 이야기를 전해주었답니다.
그래서 오딘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신이 될 수 있었어요. 모두 다 멋진 까마귀 친구들, 후긴과 무닌 덕분이었죠! 그러니까 여러분도 혹시 하늘을 나는 까마귀 두 마리를 보거든, 어쩌면 오딘 할아버지의 심부름을 하고 있는 후긴과 무닌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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