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 종말의 불의 거인

    북유럽 신화
    아주아주 먼 옛날, 세상의 끝에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땅, 무스펠헤임이 있었어요. 그곳에는 키가 하늘에 닿을 만큼 커다란 불의 거인, 수르트가 살고 있었죠. 수르트는 태양보다도 더 밝고 뜨거운 불타는 칼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칼을 휘두를 날만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어느 날, 세상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아주아주 춥고 긴 겨울이 세 번이나 계속되었고, 사람들은 서로 미워하고 싸우기 시작했어요. 하늘에서는 무시무시한 늑대 펜리르가 으르렁거리고, 커다란 뱀 요르문간드가 꿈틀거리며 바다를 뒤흔들었어요. 그때, 신들의 파수꾼인 헤임달이 아주 커다란 뿔나팔, 갈라르호른을 힘껏 불었어요. 삑! 삑! "세상의 마지막 날, 라그나로크가 시작된다!"

    그 소리를 듣고 아스가르드의 용감한 신들이 모두 모였어요. 지혜로운 할아버지 신 오딘, 천둥을 다루는 용감한 토르, 그리고 멋진 프레이 신도 함께였죠. 반대편에서는 수르트가 불의 거인들을 이끌고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나타났어요. 하늘과 땅이 흔들리는 커다란 싸움이 시작된 거예요.

    오딘 할아버지는 무시무시한 늑대 펜리르와 용감하게 싸웠지만, 안타깝게도 펜리르에게 지고 말았어요. 천둥의 신 토르는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와 싸워 뱀을 물리쳤지만, 자신도 그만 독 때문에 쓰러지고 말았죠.

    프레이 신은 불의 거인 수르트와 맞섰어요. 프레이는 예전에 자신의 아주 좋은 마법 칼을 다른 이에게 줘버려서, 이번에는 맨손으로 싸워야 했답니다. 프레이는 용감하게 싸웠지만, 결국 수르트의 불타는 칼 앞에 쓰러지고 말았어요.

    많은 신들과 거인들이 싸우다 사라지고, 마침내 수르트가 그의 불타는 칼을 높이 들었어요. 그리고 온 세상을 향해 그 칼을 휘둘렀죠.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온 세상을 뒤덮었고, 나무도, 산도, 신들의 궁전도 모두 재가 되어 버렸어요. 마치 세상의 모든 불이 꺼지고 어둠만 남은 것 같았죠.

    하지만 이게 정말 끝이었을까요? 아니에요!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 잿더미 속에서 아주 조용히, 새로운 세상이 천천히 솟아나기 시작했어요. 푸릇푸릇한 풀과 예쁜 꽃들이 피어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세상이었죠. 몇몇 젊은 신들이 살아남았고, 커다란 나무 속에 숨어있던 두 사람, 리프와 리프트라시르도 안전하게 나왔답니다. 그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다시 한번 즐겁고 평화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거예요. 수르트의 불꽃은 모든 것을 끝낸 것 같았지만, 사실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였던 것이죠.

    1155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