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다스 왕의 황금 손가락

    그리스 신화
    세상 모든 반짝이는 것을 누구보다 사랑한 마이다스라는 왕이 있었어요. 마이다스 왕의 궁궐 창고에는 금은보화가 가득했지만, 왕은 늘 더 많은 금을 갖고 싶어 했죠. "아, 온 세상이 황금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매일 생각했답니다.

    어느 날, 마이다스 왕은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스승인 실레노스 할아버지를 도와주게 되었어요. 디오니소스는 아주 기뻐하며 마이다스 왕에게 말했어요. "왕이시여, 어떤 소원이든 한 가지 들어드리겠습니다."

    마이다스 왕은 눈을 반짝이며 외쳤어요. "정말이요? 그렇다면 제 손이 닿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게 해주세요!"
    디오니소스는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어요. "정말로 그 소원을 빌겠습니까? 후회하지 않겠어요?"
    "네! 물론입니다!" 마이다스 왕은 신이 나서 대답했어요.

    다음 날 아침, 마이다스 왕은 잠에서 깨자마자 침대 기둥을 만져보았어요. 와! 딱딱한 나무 기둥이 순식간에 번쩍이는 황금 기둥으로 변했어요! 왕은 너무 신나서 정원으로 달려갔어요. 예쁜 장미꽃을 만지자 황금 장미가 되었고, 사과나무에 열린 사과를 만지자 황금 사과가 되었죠. "하하하! 이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다!" 왕은 춤을 추며 기뻐했어요.

    하지만 즐거움도 잠시였어요. 배가 고파진 마이다스 왕이 식탁에 앉아 빵을 집으려 하자, 빵이 딱딱한 황금 덩어리로 변해버렸어요. 물을 마시려고 잔을 들자, 물도 황금으로 변해 마실 수 없었죠. "어? 이게 아닌데..." 왕은 당황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마이다스 왕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어린 딸이 아빠에게 달려와 와락 안겼어요. "아빠!"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사랑스러운 딸이 그만 차갑고 딱딱한 황금 동상으로 변해버린 거예요!
    마이다스 왕은 너무나 놀라 눈물을 펑펑 쏟았어요. "안 돼! 내 딸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왕은 그제야 깨달았어요. 황금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들이 있다는 것을요.

    마이다스 왕은 엉엉 울며 디오니소스를 찾아가 빌었어요. "제발 제 소원을 거두어 주세요! 황금은 이제 지긋지긋해요! 제 딸을 돌려주세요!"
    디오니소스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어요. "강으로 가서 그 물에 손을 씻으세요. 그러면 마법이 풀릴 겁니다."

    마이다스 왕은 곧장 강으로 달려가 손을 씻었어요. 그러자 신기하게도 왕의 손에서 황금빛 기운이 빠져나가며 강물 속으로 사라졌고, 강바닥의 모래들이 반짝이는 황금빛으로 변했답니다. 왕은 서둘러 궁궐로 돌아와 황금으로 변한 딸을 조심스럽게 만졌어요. 그러자 딸은 다시 예전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그 후로 마이다스 왕은 다시는 황금만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는 것이 세상 그 어떤 황금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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