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과 다프네
그리스 신화
햇살처럼 반짝이는 신, 아폴론이 살았어요. 아폴론은 활쏘기를 아주 잘해서 늘 으쓱으쓱 자랑했죠.
어느 날, 아폴론은 사랑의 신 에로스를 만났어요. 에로스는 조그만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폴론은 그걸 보고 깔깔 웃으며 놀렸어요. "꼬맹아, 그런 장난감 같은 활로 뭘 하겠다는 거니?"
에로스는 부글부글 화가 났어요. '흥, 내 활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지!' 에로스는 두 개의 화살을 꺼냈어요. 하나는 누구든 보면 사랑에 푹 빠지게 만드는 황금 화살, 다른 하나는 누구든 보면 도망치고 싶게 만드는 납 화살이었죠.
에로스는 씽! 황금 화살을 아폴론에게 쏘았어요. 그리고 휙! 납 화살은 숲 속을 뛰어다니던 예쁜 요정 다프네에게 쏘았답니다.
황금 화살을 맞은 아폴론은 마침 숲을 지나던 다프네를 보았어요. "와!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요정이 있다니!" 아폴론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어요. 아폴론은 다프네에게 달려가 소리쳤죠. "아름다운 다프네, 나와 함께 가자! 내가 너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해줄게!"
하지만 납 화살을 맞은 다프네는 아폴론을 보자마자 너무너무 싫었어요. "싫어요! 저리 가요!" 다프네는 뒤도 안 돌아보고 쌩 하고 도망치기 시작했어요.
아폴론은 깜짝 놀랐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다프네, 제발 멈춰 줘! 내 이야기 좀 들어봐!" 아폴론은 있는 힘껏 다프네를 뒤쫓았어요. 다프네는 바람처럼 빠르게 달렸지만, 아폴론도 만만치 않게 빨랐죠.
한참을 도망치던 다프네는 숨이 턱까지 차올랐어요. '아, 더는 못 뛰겠어!' 다프네는 강의 신인 아버지에게 간절히 빌었어요. "아버지, 제발 저를 도와주세요! 아폴론에게서 벗어날 수 있게 제 모습을 바꿔주세요!"
그러자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다프네의 발이 땅속으로 스르륵 뿌리를 내리더니, 부드러운 피부는 나무껍질로 변하고, 팔은 나뭇가지로 쭉쭉 뻗어 나갔어요. 예쁜 머리카락은 초록색 잎사귀가 되어 살랑거렸죠. 다프네는 순식간에 한 그루의 아름다운 월계수 나무로 변해버렸어요.
겨우 다프네를 따라잡은 아폴론은 눈앞에서 다프네가 나무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엉엉 울었어요. "안 돼, 다프네! 내가 잘못했어!" 아폴론은 월계수 나무를 끌어안고 슬퍼했어요.
"비록 네가 나무가 되었지만, 나는 영원히 너를 사랑할 거야. 이 월계수 잎으로 관을 만들어 항상 내 머리에 쓰고, 위대한 영웅이나 멋진 예술가들에게도 이 월계관을 씌워줄게."
그 후로 아폴론은 월계수 나무를 아주 소중하게 여겼고, 사람들은 승리하거나 훌륭한 일을 한 사람에게 월계수 잎으로 만든 관을 씌워주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지금도 올림픽 경기에서 이긴 선수들이 월계관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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