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탁아 차려져라, 황금 당나귀, 자루 속의 몽둥이

    그림 동화
    어느 마을에 옷 만드는 할아버지와 세 아들이 살고 있었어요. 그리고 말썽꾸러기 염소 한 마리도 함께 살았죠. 할아버지는 매일 아들들에게 염소를 데리고 나가 풀을 배불리 먹이고 오라고 시켰어요.

    첫째 아들이 염소를 데리고 나가 신선한 풀밭으로 갔어요. 염소는 신나게 풀을 뜯어 먹었죠. 저녁이 되어 아들이 물었어요. "염소야, 배부르니?" 염소는 대답했어요. "네, 배불러요! 더는 못 먹겠어요!" 아들은 염소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염소에게 묻자, 염소는 꾀를 내어 말했어요. "할아버지, 저는 풀 한 포기도 못 먹었어요! 배고파요!" 할아버지는 화가 나서 첫째 아들을 집에서 내쫓았어요.

    다음 날, 둘째 아들이 염소를 데리고 나갔어요. 더 좋은 풀밭으로 데려가 배불리 먹였죠. 저녁에 아들이 묻자 염소는 "네, 배 터지겠어요!" 하고 대답했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와 할아버지 앞에서는 또 "배고파요! 풀잎 하나 구경 못 했어요!" 하고 거짓말을 했어요. 할아버지는 둘째 아들도 내쫓고 말았어요.

    셋째 아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아무리 맛있는 풀을 잔뜩 먹여도, 염소는 할아버지에게는 배고프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결국 셋째 아들마저 집을 나가게 되었답니다.

    첫째 아들은 길을 떠나 목수 아저씨를 만나 열심히 일했어요. 일을 마치고 떠날 때, 목수 아저씨가 신기한 나무 식탁을 선물로 주었어요. "이 식탁은 아주 특별하단다. '식탁아, 차려져라!' 하고 외치면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질 거야." 첫째 아들은 신이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한 여관에 머물렀어요. 저녁 식사 때 식탁의 마법을 자랑했죠. 밤에 잠든 사이, 욕심 많은 여관 주인이 몰래 그 식탁을 똑같이 생긴 가짜 식탁과 바꿔치기했어요.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가짜 식탁을 가지고 집에 갔지만, 아무리 외쳐도 음식은 나오지 않았어요.

    둘째 아들은 방앗간 아저씨 밑에서 일했어요. 떠날 때 아저씨는 신기한 당나귀 한 마리를 주었어요. "이 당나귀는 '당나귀야, 금돈 나와라!' 하고 말하면 입에서 금돈이 짤랑짤랑 떨어질 거란다." 둘째 아들도 기뻐하며 집으로 가다가 형이 머물렀던 그 여관에 갔어요. 당나귀 자랑을 했더니, 이번에도 욕심쟁이 여관 주인이 밤에 몰래 당나귀를 가짜 당나귀와 바꿔치기했어요. 둘째 아들도 속아서 가짜 당나귀를 데리고 집에 갔지만, 금돈은 나오지 않았죠.

    셋째 아들은 나무 깎는 할아버지에게 기술을 배웠어요. 떠날 때 할아버지는 자루 하나를 주며 말했어요. "이 자루 안에는 특별한 몽둥이가 들어 있단다. 누군가 너를 괴롭히거든 '자루 속 몽둥이야, 나와라!' 하고 외치거라. 그럼 몽둥이가 나와서 혼내줄 거야." 셋째 아들은 형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부러 그 욕심쟁이 여관 주인이 있는 여관으로 갔어요.

    밤이 되자 여관 주인이 살금살금 다가와 셋째 아들의 자루를 훔치려고 했어요. 그때 셋째 아들이 눈을 뜨고 크게 외쳤어요. "자루 속 몽둥이야, 나와라!" 그러자 자루 속에서 몽둥이가 휙 튀어나와 여관 주인을 혼내주기 시작했어요. 쿵쾅쿵쾅! "아야! 아야! 잘못했어요! 제발 멈춰주세요!" 여관 주인은 울면서 빌었어요. "형들의 식탁과 당나귀를 돌려주지 않으면 멈추지 않겠다!" 셋째 아들이 말했어요. 여관 주인은 겁에 질려 얼른 창고에서 진짜 마법 식탁과 금돈 나오는 당나귀를 가져와 돌려주었어요.

    셋째 아들은 마법 식탁과 금돈 나오는 당나귀, 그리고 마법 몽둥이가 든 자루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형들도 다시 집으로 돌아왔죠. 할아버지는 아들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야 자신이 염소에게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아들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어요.

    그 뒤로 할아버지와 세 아들은 마법 식탁 덕분에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금돈 나오는 당나귀 덕분에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말썽꾸러기 염소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할아버지가 염소의 거짓말을 알고는 털을 홀딱 깎아버렸대요. 창피해진 염소는 멀리멀리 도망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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