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사노오의 야마타노오로치 퇴치
일본 신화
저 멀리 하늘 위, 신들이 사는 세상에 스사노오라는 아주 힘센 신이 살았어요. 그런데 스사노오는 장난이 너무 심해서 결국 하늘나라에서 쫓겨나 땅으로 내려오게 되었답니다.
땅에 내려온 스사노오가 한 마을을 지나가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예쁜 소녀가 슬프게 울고 있었어요. "무슨 일로 그렇게 슬피 우시나요?" 스사노오가 물었어요.
할아버지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어요. "우리에게는 원래 여덟 명의 딸이 있었는데, 해마다 머리가 여덟 개, 꼬리가 여덟 개 달린 무시무시한 큰 뱀, 야마타노오로치가 나타나 딸들을 하나씩 잡아먹었어요. 이제 마지막 남은 딸 쿠시나다히메마저 곧 그 뱀에게 바쳐야 한답니다."
스사노오는 용감하게 말했어요. "제가 그 무서운 뱀을 물리쳐 드리겠습니다! 대신, 쿠시나다히메와 결혼하게 해주십시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너무나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스사노오는 먼저 쿠시나다히메를 작은 빗으로 변신시켜 자기 머리카락에 안전하게 꽂았어요.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말했죠. "집 주위에 여덟 개의 문이 달린 울타리를 만드세요. 그리고 각 문마다 아주 독한 술을 가득 채운 큰 항아리를 하나씩 놓아두세요."
얼마 지나지 않아, 땅이 쿵쿵 울리며 야마타노오로치가 나타났어요! 여덟 개의 머리로 두리번거리던 뱀은 맛있는 술 냄새를 맡고는 여덟 개의 항아리에 각각 머리를 처박고 술을 꿀꺽꿀꺽 마시기 시작했어요.
아주 독한 술을 다 마신 야마타노오로치는 금세 취해서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답니다.
바로 그때! 스사노오가 번개처럼 나타나 큰 칼을 뽑아 들고 야마타노오로치의 여덟 개 머리를 휙휙, 여덟 개 꼬리를 싹둑싹둑 잘라버렸어요.
그런데 뱀의 꼬리 중 하나를 자르려는데, '쨍!' 하고 칼날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어요. 이상하게 생각한 스사노오가 꼬리를 갈라보니, 그 안에서 아주 멋지고 신비로운 칼 한 자루가 나왔답니다. 그 칼이 바로 나중에 '쿠사나기노츠루기'라고 불리게 된, 풀을 베는 신기한 칼이었어요.
무시무시한 뱀을 물리친 스사노오는 쿠시나다히메를 다시 예쁜 소녀로 돌아오게 하고, 약속대로 결혼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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