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테라스 오미카미, 하늘 바위 동굴에 숨다
일본 신화
저 높은 하늘 위, 아름다운 빛의 나라에는 태양처럼 밝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마테라스라는 여신님이 살고 있었어요. 아마테라스 여신님에게는 아주 장난이 심한 남동생이 있었는데, 이름은 스사노오였죠.
어느 날, 스사노오는 너무 심한 장난을 쳤어요. 아마테라스 여신님이 아끼는 예쁜 꽃밭을 망가뜨리고, 조용히 옷감을 짜던 방에 시끄럽게 뛰어들어 물건을 어지럽혔죠. 착한 아마테라스 여신님은 동생의 장난에 너무너무 화가 나고 슬퍼졌어요. "흥! 스사노오 미워! 이제 아무도 안 볼 거야!"
아마테라스 여신님은 커다란 바위 동굴인 '아마노이와토'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그리고 무거운 돌문으로 입구를 쾅 닫아버렸죠. 태양의 여신님이 숨어버리자 온 세상은 갑자기 깜깜해졌어요. 따뜻한 햇살이 사라지니 춥고, 무서운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났어요. 사람들과 다른 신들은 모두 걱정이 태산 같았죠. "이러다 큰일 나겠어! 아마테라스님을 다시 나오게 해야 해!"
하늘나라의 똑똑한 신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시작했어요. "어떻게 하면 아마테라스 여신님을 다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한 지혜로운 신이 좋은 생각을 떠올렸어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재미있는 잔치를 열어보는 건 어때요?"
신들은 동굴 앞에 모여 시끌벅적한 잔치를 준비했어요. 먼저, 아침을 알리는 꼬끼오 닭들을 모아 힘차게 울게 했어요. "꼬끼오오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커다란 거울과 예쁜 구슬 목걸이도 준비했죠.
그때, 춤을 아주 잘 추는 아메노우즈메라는 여신이 나섰어요. 우즈메 여신은 커다란 통 위에 올라가 쿵쿵 발을 구르며 아주 재미있는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에 다른 신들은 모두 배를 잡고 "하하하! 호호호!" 웃음을 터뜨렸어요. 온 하늘나라가 떠나갈 듯 시끄럽고 즐거운 웃음소리로 가득 찼죠.
동굴 안에 있던 아마테라스 여신님은 바깥의 요란한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어요. '내가 없어서 다들 슬퍼하고 있을 텐데, 왜 이렇게 시끄럽고 즐거운 소리가 들리는 거지?' 궁금해진 아마테라스 여신님은 살짝 돌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어요.
그 순간, 신들이 준비해둔 커다란 거울에 아마테라스 여신님의 빛나는 얼굴이 비쳤어요. 여신님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죠. "어머나! 나보다 더 밝고 아름다운 신이 나타났나 봐!"
아마테라스 여신님이 거울을 더 자세히 보려고 몸을 내미는 순간, 힘이 아주 센 타지카라오라는 신이 잽싸게 다가가 돌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여신님의 손을 꽉 잡았어요. "나오세요, 여신님!"
아마테라스 여신님이 동굴 밖으로 나오자, 세상은 다시 환한 빛으로 가득 찼어요. 따뜻한 햇살이 온 세상을 비추고, 사람들과 신들은 모두 기뻐서 춤을 추었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동굴 입구는 커다란 금줄로 단단히 막아두었대요.
장난꾸러기 스사노오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아마테라스 여신님께 용서를 빌었다고 해요. 그 후로 세상은 다시 평화롭고 밝은 날들을 맞이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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