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아, 달로 날아가다

    중국 신화
    하늘에 해가 열 개나 떠 있던 아주 아주 옛날이었어요. 와, 해가 열 개라니! 땅은 너무너무 뜨거워서 식물들은 시들시들, 사람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했죠.

    그때, 용감하고 활을 아주 잘 쏘는 후예라는 영웅이 나타났어요. 후예는 "쓩! 쓩!" 하고 화살을 아홉 번 쏘아 아홉 개의 해를 떨어뜨렸답니다. 이제 하늘에는 해가 하나만 남아서 날씨도 좋아지고 사람들은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어요. 모두 후예를 칭찬했죠.

    하늘의 여신 서왕모는 후예의 용감함에 감동해서 특별한 선물을 주었어요. 바로 마시면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비한 약이었죠. 이 약은 둘이 나눠 마시면 영원히 함께 살 수 있고, 혼자 다 마시면 하늘로 훨훨 날아가 신선이 될 수 있었어요.

    후예에게는 아름다운 아내 항아가 있었어요. 후예는 항아를 아주 많이 사랑해서 약을 함께 나눠 마시고 싶었죠. 그래서 약을 항아에게 잘 보관해 달라고 맡겼어요. "이 약은 아주 소중하니 잘 간직해 주세요."

    그런데 후예의 제자 중에 마음씨 나쁜 봉몽이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봉몽은 그 신비한 약을 몰래 훔치고 싶어 했죠. 어느 날 후예가 사냥을 간 틈을 타서 봉몽이 칼을 들고 항아를 찾아와 약을 내놓으라고 위협했어요. "어서 그 약을 내놓아라!"

    항아는 나쁜 봉몽에게 약을 빼앗길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약을 전부 마셔버렸답니다. 그러자 항아의 몸이 갑자기 공기처럼 가벼워지더니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어, 어떡하지? 몸이 떠올라!"

    항아는 점점 더 높이 올라가서 결국 환하게 빛나는 달에 도착했어요. 달에는 귀여운 옥토끼가 살고 있었는데, 항아와 함께 달에서 약 방아를 찧으며 지내게 되었답니다. 항아는 달의 여신이 된 거예요.

    집에 돌아온 후예는 모든 사실을 알고 너무나 슬펐어요. 사랑하는 항아가 달로 가버렸으니까요. 후예는 밤마다 달을 보며 항아를 그리워했어요. 특히 일 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항아가 좋아하던 과일과 동그란 떡을 마당에 차려놓고 달 속의 항아를 바라보았답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은 밝은 보름달을 보면 달 속에 아름다운 항아와 옥토끼가 살고 있다고 이야기한대요. 여러분도 오늘 밤 달을 한번 잘 살펴보세요! 어쩌면 항아와 옥토끼를 볼 수 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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