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개천
중국 신화
세상이 처음 생겨나기 전에는 어땠을까요? 깜깜하고 아무것도 없는 커다란 알 속 같았대요. 이 커다란 알 속에는 '반고'라는 아주아주 커다란 거인이 코~ 잠들어 있었어요. 얼마나 오래 잤냐고요? 글쎄, 한 만 팔천 년쯤 잤대요!
어느 날, 반고가 "으아함~ 여긴 너무 답답해!" 하면서 잠에서 깨어났어요. 반고가 기지개를 쭉 켜자, "쩍!" 하고 알이 깨져 버렸어요. 그러자 신기한 일이 일어났죠. 가볍고 맑은 것들은 위로 스르륵 올라가서 하늘이 되었고요, 무겁고 탁한 것들은 아래로 가라앉아 땅이 되었어요.
반고는 하늘과 땅이 다시 붙어버릴까 봐 걱정했어요. 그래서 하늘과 땅 사이에 서서, 머리로는 하늘을 밀어 올리고 발로는 땅을 꾹꾹 눌렀어요. 하루하루 하늘은 더 높아지고, 땅은 더 두꺼워지고, 반고도 키가 쑥쑥 자랐어요. 그렇게 또 만 팔천 년이 흘렀대요!
드디어 하늘은 아주아주 높아지고 땅은 아주아주 두꺼워져서 다시는 섞이지 않게 되었어요. 반고는 너무너무 피곤했어요. "휴, 이제 다 됐다." 반고는 그대로 쓰러져 깊은 잠에 빠지듯 세상을 떠났어요.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반고의 몸은 아주 멋진 것들로 변했답니다. 반고의 숨결은 바람과 구름이 되었고, 목소리는 우르릉쾅쾅 천둥이 되었어요. 왼쪽 눈은 반짝반짝 해님이, 오른쪽 눈은 은은한 달님이 되었죠. 팔다리는 커다란 산이 되었고, 피는 졸졸 흐르는 강물이 되었어요. 머리카락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이 되었고요, 살과 털은 풀과 나무, 예쁜 꽃들이 되었대요. 땀방울마저 아침 이슬과 촉촉한 비가 되었답니다.
이렇게 해서 거인 반고가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주었대요! 정말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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