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모사
중국 우화
아주 오랜 옛날, 깊은 산 속에 원숭이를 아주 많이 키우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할아버지는 원숭이들을 자식처럼 아꼈지만, 해가 갈수록 먹이로 줄 도토리가 부족해지기 시작했어요.
어느 날, 할아버지는 원숭이들을 모두 불러 모았어요.
"얘들아, 이제부터 너희에게 도토리를 나눠줄 때, 아침에는 세 개씩 주고 저녁에는 네 개씩 주려고 한다. 괜찮겠니?"
이 말을 들은 원숭이들은 갑자기 시끄럽게 소리치기 시작했어요.
"끼익! 끼익! 그게 뭐예요! 아침에 세 개는 너무 적잖아요! 배고파서 못 참겠어요!"
원숭이들은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기도 하고, 서로 얼굴을 붉히며 불평했어요.
할아버지는 잠시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음, 그렇다면 이렇게 하는 건 어떠냐? 아침에는 도토리를 네 개씩 주고, 저녁에는 세 개씩 주는 거지. 이건 마음에 드니?"
그러자 원숭이들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어요.
"와아! 아침에 네 개나요? 정말요? 좋아요! 아주 좋아요!"
원숭이들은 아침에 도토리를 더 많이 받는다는 생각에 신이 나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조금 전까지 화를 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죠.
할아버지는 그런 원숭이들을 보며 속으로 빙그레 웃었어요. 사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받든,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받든 하루에 받는 도토리의 수는 똑같이 일곱 개였거든요. 하지만 원숭이들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마냥 기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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