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묘조장

    중국 우화
    햇살이 따스한 어느 봄날, 한 마을에 조금 마음이 급한 농부 아저씨가 살고 있었어요. 농부 아저씨는 올해도 어김없이 논에 작은 벼 모종들을 정성껏 심었답니다.

    매일 아침 해가 뜨자마자 농부 아저씨는 논으로 달려갔어요. "우리 벼들아, 얼마나 자랐니?" 하고 살펴보았죠. 그런데 벼들은 아주 천천히, 정말 아주 조금씩만 자라는 것 같았어요. 옆집 논의 벼들은 쑥쑥 자라는 것 같은데 말이에요.

    농부 아저씨는 가슴이 답답해졌어요. "에잇, 속 터져! 언제 다 자라서 맛있는 쌀을 주려나? 이래서는 가을까지 기다리기 너무 힘들겠어."
    그러다 농부 아저씨 머릿속에 번뜩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옳지! 내가 좀 도와주면 벼들이 더 빨리 쑥쑥 자랄 거야!"

    농부 아저씨는 신이 나서 논으로 다시 달려갔어요. 그리고는 작은 벼 모종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하지만 힘껏 위로 쑥쑥 뽑아 올렸답니다. 한 포기, 두 포기... 논에 있는 모든 벼 모종을 조금씩 위로 당겨주었어요.

    "아이고, 허리야! 온종일 애썼더니 벼들이 제법 키가 커졌겠지?" 농부 아저씨는 땀을 닦으며 뿌듯해했어요.
    집으로 돌아온 농부 아저씨는 가족들에게 자랑했어요. "얘들아, 내가 오늘 우리 논의 벼들을 아주 쑥쑥 크게 만들어 주고 왔단다! 내일이면 몰라보게 자라 있을 걸!"

    다음 날 아침, 농부 아저씨의 아들이 궁금해서 논에 가 보았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어제까지만 해도 파릇파릇했던 벼 모종들이 모두 힘없이 축 늘어져 시들시들 말라 죽어 있었어요! 뿌리가 뽑혀 햇볕에 말라버린 것이죠.

    아뿔싸! 아버지가 벼를 빨리 자라게 하려고 뽑아 올린 것이 오히려 벼들을 모두 죽게 만든 것이었어요.
    농부 아저씨는 뒤늦게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크게 후회했답니다. 모든 것은 자라는 데 알맞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너무 서두르거나 억지로 하면 오히려 일을 망친다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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