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요리사
이솝 우화
어느 마을에 아주 큰 부잣집이 있었어요. 그 집에서는 곧 손님들을 위한 멋진 잔치가 열릴 예정이었죠.
부잣집 개는 신이 났어요. "와, 맛있는 냄새가 솔솔! 오늘은 정말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다!"
그러다 문득 자기 친구 강아지가 떠올랐어요. "내 친구도 오면 정말 좋아할 텐데!"
부잣집 개는 얼른 친구에게 달려가 말했어요. "얘야, 오늘 우리 집에서 아주 큰 잔치가 열려! 너도 와서 맛있는 것 좀 실컷 먹어 봐!"
친구 강아지는 귀가 솔깃했어요. "정말? 와, 고마워! 꼭 갈게!"
저녁이 되자, 친구 강아지는 부잣집으로 향했어요. 집 안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겨 나왔고, 시끌벅적 즐거운 소리가 들렸죠.
친구 강아지는 부엌 문틈으로 살짝 안을 엿보았어요. "우와, 정말 굉장한걸!" 커다란 식탁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고기며 빵이며 과일이 가득했어요.
강아지는 너무 기뻐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어요. '이렇게 맛있는 걸 다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최고의 날이야!'
그때, 바쁘게 음식을 나르던 요리사 아저씨가 부엌을 서성이는 낯선 강아지를 발견했어요.
요리사 아저씨는 눈살을 찌푸렸죠. "아니, 이 녀석은 누구야?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잖아! 음식을 훔쳐 먹으러 왔나 보군!"
요리사 아저씨는 화가 나서 강아지의 뒷다리를 덥석 잡더니, 번쩍 들어 창문 밖으로 휙 던져 버렸어요!
"아야!" 친구 강아지는 마당으로 쿵 떨어졌어요. 너무 아프고 창피해서 눈물이 찔끔 났죠.
다리를 절뚝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길에서 다른 개들이 신나게 물었어요.
"얘, 잔치는 어땠어? 음식은 정말 맛있었니?"
친구 강아지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대답했어요.
"음, 아주 좋았지! 너무 많이 마시고 먹어서 어떻게 나왔는지 기억도 안 나네! 하하하!"
사실은 너무 아프고 슬펐지만, 차마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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