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와 그림자

    이솝 우화
    해가 뉘엿뉘엿 지던 어느 멋진 오후였어요. 늑대 한 마리가 배가 불러 기분 좋게 어슬렁어슬렁 숲길을 걷고 있었죠.
    그때, 늑대는 땅에 길게 드리워진 자기 그림자를 보았어요. 해가 낮게 뜨니 그림자가 엄청나게 커 보였거든요!
    늑대는 우쭐해져서 생각했어요. "와, 내 모습 좀 봐! 이렇게나 크고 멋지다니! 나는 정말 대단한 늑대인가 봐. 어쩌면 사자보다도 더 힘이 셀지도 몰라!"
    늑대는 점점 더 신이 나서 외쳤어요. "그래, 이 정도면 사자랑 싸워도 문제없겠어! 아니, 어쩌면 코끼리도 이길 수 있을지 몰라! 하하하!"
    바로 그 순간, "어흥!" 하는 소리와 함께 진짜 사자 한 마리가 풀숲에서 나타났어요. 사자는 방금 늑대가 한 말을 똑똑히 들었답니다.
    늑대는 자기보다 훨씬 큰 진짜 사자를 보자마자 깜짝 놀라 털이 쭈뼛 섰어요. 아까 그림자 속의 커다란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죠.
    "아이고, 내가 너무 우쭐했구나. 그림자만 보고 내가 진짜 강한 줄 알았네."
    늑대는 후다닥 뒤돌아서 있는 힘껏 도망쳤어요. 사자는 그런 늑대를 보며 빙긋 웃기만 했답니다. 늑대는 그날 이후로 자기 그림자를 보고 함부로 잘난 척하지 않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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