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개
이솝 우화
어느 추운 겨울날, 배가 너무 고파서 뼈만 앙상하게 남은 늑대 한 마리가 있었어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눈앞이 캄캄했죠. 그때, 저 멀리서 토실토실 살이 찐 개 한 마리가 다가오는 거예요. 털에서는 윤기가 좌르르 흘렀고, 아주 행복해 보였어요.
늑대는 깜짝 놀라서 개에게 다가가 물었어요. "아니, 넌 어떻게 그렇게 배부르고 좋아 보여? 나는 며칠째 굶고 있는데!"
개가 웃으며 대답했어요. "별거 아니야. 너도 나처럼 될 수 있어."
늑대는 귀가 솔깃해져서 물었죠. "정말? 어떻게 하면 되는데?"
"음, 나는 그냥 밤에 집을 지키고, 주인님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기만 하면 돼. 그러면 맛있는 음식 찌꺼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거든. 따뜻한 잠자리도 있고 말이야." 개가 자랑스럽게 말했어요.
늑대는 침을 꿀꺽 삼켰어요. "와, 정말? 그렇게 쉬운 일만 하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나도 같이 가도 될까?"
"물론이지! 따라와." 개는 신나서 앞장섰어요.
늑대는 신이 나서 개를 따라가다가 문득 개의 목덜미를 보았어요. 목 주변의 털이 조금 벗겨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네 목에 그건 뭐니? 털이 좀 벗겨진 것 같은데." 늑대가 궁금해서 물었어요.
개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어요. "아, 이거? 별거 아니야. 가끔 목줄을 매서 그런 거야."
"목줄? 그게 뭔데?" 늑대가 되물었어요.
"응, 낮에는 나를 묶어두는 줄이지. 그래야 내가 아무 데나 돌아다니지 않으니까." 개가 설명했어요.
그 말을 들은 늑대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어요. "뭐라고? 묶여 있어야 한다고? 그럼 네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다는 거잖아!"
개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어요. "음... 그렇긴 한데, 그래도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잘 수 있잖아."
하지만 늑대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어요. "아니, 난 싫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준다고 해도, 그렇게 묶여서 살고 싶지는 않아. 나는 자유로운 게 훨씬 좋아!"
늑대는 그 말을 남기고 다시 배고픈 숲으로 쏜살같이 뛰어갔어요. 비록 배는 고팠지만, 늑대는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어서 행복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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