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친구와 곰

    이솝 우화
    지원이와 민준이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였어요. 어느 화창한 날, 둘은 신나는 모험을 찾아 숲으로 길을 나섰답니다.
    "만약 무서운 동물을 만나면 서로 꼭 도와주기로 약속하자!" 지원이가 말했어요.
    "물론이지! 우린 최고의 친구니까!" 민준이도 맞장구를 쳤죠.

    한참 숲길을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커다란 갈색 곰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는 거예요!
    "곰이다!" 지원이가 소리치자마자 재빨리 옆에 있던 큰 나무 위로 휙 올라가 버렸어요.
    민준이는 나무를 잘 못 타서 어쩔 줄 몰라 했죠. "지, 지원아! 나 좀 도와줘!"
    하지만 지원이는 나무 위에서 벌벌 떨며 못 들은 척했어요.

    곰은 점점 가까이 다가왔어요. 민준이는 예전에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곰은 죽은 동물은 건드리지 않는단다.'
    민준이는 얼른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숨을 꾹 참았어요. 마치 죽은 것처럼요.
    커다란 곰이 민준이에게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았어요. 귀에도 코를 대보고, 몸 여기저기를 발로 툭툭 건드려 보기도 했죠.
    민준이는 눈을 꼭 감고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한참을 살피던 곰은 "에이, 정말 죽었나 보네." 하고 중얼거리더니 어슬렁어슬렁 숲 속으로 사라졌어요.

    곰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나무 위에 있던 지원이가 살금살금 내려왔어요.
    "휴, 민준아, 괜찮아? 곰이 네 귀에다 뭐라고 속삭이는 것 같던데?"
    민준이는 천천히 일어나 옷에 묻은 흙을 툭툭 털며 말했어요.
    "응, 곰이 그러는데... 위험할 때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친구랑은 다시는 같이 다니지 말라고 하던데?"
    그 말을 들은 지원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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