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와 늑대
이솝 우화
푸른 풀밭이 넓게 펼쳐진 어느 마을에 양들을 돌보는 소년이 살고 있었어요. 매일매일 양들과 함께 언덕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처음엔 재미있었지만, 곧 너무나 심심해졌답니다.
"아, 심심해! 뭔가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소년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못된 장난을 생각해냈어요.
"그래! 이렇게 외치는 거야!"
소년은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어요.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양들을 잡아먹으려고 해요!"
마을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뭐라고? 늑대가 나타났다고?"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몽둥이나 농기구를 들고 허둥지둥 언덕으로 달려왔어요.
하지만 언덕에는 늑대는커녕 양들만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죠.
소년은 배를 잡고 깔깔 웃으며 말했어요. "하하하! 장난이었어요! 다들 속았죠?"
마을 사람들은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어요. "이런 녀석! 다시는 이런 장난 하지 마라!" 하고는 투덜거리며 돌아갔어요.
며칠 뒤, 소년은 또 심심해졌어요.
"지난번 장난, 정말 재미있었는데. 한 번 더 해볼까?"
소년은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외쳤어요. "늑대다! 늑대가 나타났어요! 빨리 와서 도와주세요!"
마을 사람들 중 몇몇은 "에이, 또 장난이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몇은 다시 언덕으로 달려왔어요.
역시나 늑대는 없었고, 소년은 또다시 깔깔 웃었어요.
이번에는 마을 사람들이 정말로 화가 났어요. "두 번 다시 네 말을 믿지 않겠다!" 하고는 단단히 이르고 돌아갔어요.
그리고 얼마 후, 정말로 커다랗고 무서운 늑대가 나타나 양들을 덮치기 시작했어요!
소년은 너무나 무서워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요.
"늑대다! 진짜 늑대가 나타났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번엔 진짜예요!"
소년은 눈물을 흘리며 있는 힘껏 외쳤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어요.
"흥, 또 저 녀석 장난이겠지. 우릴 또 속이려는 거야."
아무도 언덕으로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 늑대는 소년의 양들을 마구 해치고 말았답니다.
소년은 엉엉 울면서 뒤늦게 깨달았어요.
자꾸 거짓말을 하면,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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