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쥐
그림 동화
어느 작은 집에 귀여운 생쥐 한 마리가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멋쟁이 고양이 한 마리가 생쥐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답니다.
"생쥐야, 우리 같이 살면 어떨까? 내가 너를 지켜줄게!" 고양이가 상냥하게 말했어요. 생쥐는 고양이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솔깃해서 "좋아! 우리 함께 겨울을 나자!" 하고 대답했죠.
둘은 곧 아주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 겨울이 다가오자, 둘은 맛있는 기름이 가득 담긴 단지를 하나 샀어요.
"이건 추운 겨울에 먹자!" 고양이가 말했어요.
"어디에 숨겨둘까?" 생쥐가 물었죠.
"음... 교회 가장 구석진 곳에 숨겨두면 아무도 모를 거야!" 고양이가 제안했고, 생쥐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며칠 뒤, 고양이가 입맛을 쩝쩝 다시며 생쥐에게 말했어요.
"생쥐야, 내 대모님이 아기 고양이 세례식에 나를 초대했어. 잠깐 다녀와도 될까?"
"물론이지! 아기 고양이 이름은 뭔데?" 생쥐가 물었어요.
고양이는 능글맞게 웃으며 대답했죠. "음... '맨위만싹'이라고 해."
사실 고양이는 교회로 달려가 기름단지의 맨 윗부분을 싹 핥아 먹고 돌아왔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양이가 또 생쥐에게 말했어요.
"생쥐야, 또 다른 아기 고양이 세례식에 가야 해."
"정말? 이번 아기 고양이 이름은 뭐야?"
"이번에는... '반이나싹'이라고 부른대."
고양이는 또 교회로 달려가 기름단지의 기름을 반이나 싹 먹어 치웠어요.
그리고 며칠 후, 고양이는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어요.
"생쥐야, 이게 마지막이야. 또 세례식 초대를 받았어."
생쥐는 조금 이상했지만 물었어요. "그래? 이름이 뭔데?"
"아주 특별한 이름인데... '몽땅싹'이라고 해!"
고양이는 신이 나서 교회로 달려가 남은 기름을 몽땅 다 먹어버렸어요.
드디어 추운 겨울이 왔어요. 먹을 것이 똑 떨어지자 생쥐가 말했어요.
"고양이야, 이제 우리 기름단지를 가져와서 먹자!"
둘은 함께 교회로 갔어요. 하지만 기름단지는 텅 비어 있었죠!
생쥐는 그제야 고양이의 이상한 아기 고양이 이름들을 떠올렸어요.
"'맨위만싹', '반이나싹', '몽땅싹'... 아하! 네가 다 먹었구나!"
생쥐가 화를 내며 소리치자, 고양이는 "시끄러워!" 하더니 배고픈 김에 생쥐를 꿀꺽 삼켜버렸답니다. 그래서 그 뒤로 고양이와 생쥐는 다시는 함께 살지 않게 되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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