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와 그의 아내
그림 동화
깊고 푸른 바닷가, 아주 작은 오두막에 마음씨 착한 어부와 그의 아내가 살고 있었어요. 어부는 매일 바다에 나가 물고기를 잡았지만, 살림은 늘 어려웠지요.
어느 날, 어부가 낚싯대를 던졌는데, 아주 크고 반짝이는 가자미 한 마리가 잡혔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가자미가 말을 하는 거예요! "어부님,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저는 보통 가자미가 아니라, 마법에 걸린 왕자랍니다. 저를 놓아주시면 언젠가 꼭 은혜를 갚을게요." 마음씨 착한 어부는 깜짝 놀랐지만, 불쌍한 마음에 가자미를 다시 바다로 놓아주었어요.
집에 돌아온 어부가 아내에게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어요. "아니, 여보! 그렇게 신기한 물고기를 그냥 놓아주다니요! 당장 가서 우리에게 작은 오두막집이라도 달라고 부탁해 보세요! 이 낡고 초라한 집은 정말 지긋지긋해요!"
어부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다시 바닷가로 갔어요. 바닷물을 향해 외쳤죠. "요술 가자미야, 내 아내가 소원을 빌고 싶어 해!" 그러자 가자미가 물 위로 뿅 나타났어요. "무엇을 원하시나요?" "저... 아내가 예쁜 오두막집을 갖고 싶어 합니다." "네,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어서 집으로 돌아가 보세요." 어부가 집에 돌아가 보니, 낡은 오두막은 온데간데없고 예쁜 새 오두막집이 짠! 하고 나타나 있었어요. 아내는 무척 기뻐했죠.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였어요. 며칠 뒤, 아내는 다시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했어요. "여보, 이 작은 집도 이제 답답해요. 더 크고 멋진 성에서 살고 싶어요! 어서 가서 성을 달라고 하세요!" 어부는 망설였지만, 아내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어요. 다시 바닷가로 가서 가자미를 불렀죠. 이번에는 바닷물이 조금 더 어두워 보였어요. 가자미는 어부의 소원을 듣고 말했어요. "알겠습니다. 돌아가 보세요." 집에 가보니, 오두막집 자리에 아주 크고 웅장한 성이 서 있었어요! 성 안에는 하인들도 많았고요.
성에서 살게 된 아내는 이제 만족했을까요? 아니요! 아내는 더 큰 것을 원했어요. "여보, 내가 이 성의 주인이니, 이제 왕이 되어야겠어요! 어서 가서 내가 왕이 되게 해달라고 빌어요!" 어부는 한숨을 쉬며 바닷가로 갔어요. 바닷물은 이제 검푸른 색으로 변해 있었고, 파도도 조금씩 거칠어지고 있었어요. 가자미는 어부의 말을 듣고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 소원도 들어드리죠. 돌아가 보세요." 어부가 성에 돌아가 보니, 아내는 화려한 옷을 입고 높은 의자에 앉아 왕처럼 명령을 내리고 있었어요.
왕이 된 아내는 며칠 지나지 않아 또다시 욕심을 부렸어요. "왕보다 더 높은 황제가 되고 싶어! 온 세상을 다스리는 황제가 될 거야! 어서 가서 빌어줘요!" 어부는 정말 가기 싫었지만, 아내의 무서운 얼굴에 어쩔 수 없이 바닷가로 향했어요. 바다는 이제 검은색에 가까웠고, 성난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어요. 가자미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황제가 되게 해드리겠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더욱더 화려한 옷을 입고 황제의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황제가 된 아내의 욕심은 끝이 없었어요. 어느 날 아침, 아내는 창밖을 보며 소리쳤어요. "여보! 내가 황제인데, 왜 해님과 달님이 내 마음대로 뜨고 지지 않는 거지? 당장 가서 내가 해님과 달님을 마음대로 뜨고 지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요!" 어부는 너무나 놀라고 두려웠어요. "여보, 그건 너무 지나친 욕심이에요! 가자미도 화를 낼 거예요!" 하지만 아내는 막무가내였어요.
어부는 떨리는 마음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닷가로 갔어요. 하늘은 시커멓고, 번개가 치고, 거대한 파도가 으르렁거렸죠. 어부가 간신히 가자미를 불렀어요. 가자미가 성난 모습으로 나타나 물었어요. "또 무엇을 원하시오?" "저... 제 아내가... 해님과 달님을 마음대로..." 어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자미가 외쳤어요. "그렇게 큰 욕심을 부리다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시오! 당신의 아내는 다시 낡은 오두막에 있을 거요!"
순식간에 폭풍우가 멎고, 어부가 정신을 차려보니 웅장한 성은 사라지고 예전에 살던 낡고 초라한 오두막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어요. 아내는 허름한 옷을 입고 바닥에 앉아 있었죠.
부부는 다시 낡고 초라한 오두막에서 살게 되었답니다. 너무 큰 욕심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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