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동화
    아주 먼 옛날, 세상이 온통 깜깜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나라 사람들은 밤이 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서로 부딪히기 일쑤였죠.

    어느 날, 이 깜깜한 나라에 살던 네 명의 용감한 청년들이 길을 나섰어요. "다른 세상은 어떨까?" 궁금했거든요. 한참을 걸어가니, 저 멀리 어떤 마을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는 거예요. 가까이 가보니, 커다란 나무 위에 동그랗고 밝은 구슬 같은 것이 걸려 있었어요. "와, 저게 뭐지?"

    마을 사람들은 그걸 '달'이라고 부르며, 밤마다 세상을 밝혀준다고 했어요. 아주 적은 돈으로 사서 나무에 걸어둔 거래요.

    네 청년은 서로 눈짓을 했어요. "우리도 저 달을 우리 마을로 가져가자!"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청년들은 사다리를 놓고 살금살금 올라가 달을 떼어냈어요. 그리고는 조심조심 자기들의 깜깜한 나라로 가져왔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요! 청년들이 커다란 떡갈나무 위에 달을 걸자, 온 마을이 대낮처럼 환해졌거든요. 사람들은 더 이상 어둠 속에서 넘어지거나 길을 잃지 않게 되었어요. 모두들 기뻐서 춤을 추었죠.

    시간이 흘러, 달을 가져왔던 청년들도 하나둘 나이가 들어 할아버지가 되었어요. 첫 번째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유언을 남겼어요. "내가 가져온 달의 4분의 1을 나와 함께 묻어주게나." 사람들은 할아버지의 소원대로 달의 한 조각을 무덤에 넣어주었어요.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도 똑같이 달의 한 조각씩을 가져갔어요. 그러자 하늘에 걸린 달은 점점 작아지고 빛도 희미해졌죠.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땅속 무덤으로 들어간 달 조각들이 저승에서 다시 하나로 합쳐진 거예요! 갑자기 저승이 환하게 밝아지자, 잠자고 있던 영혼들이 깜짝 놀라 깨어났어요. "와, 밝다! 신난다!" 영혼들은 시끌벅적하게 떠들고 놀기 시작했어요.

    이 소란은 하늘나라까지 들렸어요. 하늘 문을 지키던 성 베드로 아저씨가 깜짝 놀라 아래를 내려다보았죠. "아니, 저승이 왜 저렇게 시끄럽담?" 성 베드로 아저씨는 저승으로 내려가 시끄럽게 구는 영혼들을 조용히 시키고, 그 밝은 달을 가져왔어요.

    그리고는 생각했죠. "이 달은 어느 한 곳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비춰줘야 해." 그래서 성 베드로 아저씨는 달을 아주아주 높은 하늘에 단단히 걸어두었답니다.

    그때부터 달은 밤마다 하늘에서 온 세상을 골고루 비춰주게 되었대요. 그래서 지금도 우리가 밤하늘을 보면 예쁜 달님을 볼 수 있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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