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능 박사

    그림 동화
    어느 마을에 가난하지만 아주 재미있는 농부 한 명이 살고 있었어요. 농부 이름은 크랩이었죠. 크랩은 매일 힘들게 일했지만, 늘 배가 고팠어요. "아,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어느 날, 크랩은 아주 멋진 옷을 입은 의사 선생님을 보았어요. "그래, 결심했어! 나도 의사가 되는 거야!"

    크랩은 가진 돈을 전부 털어 근사한 외투 하나와 그림이 잔뜩 그려진 낡은 책 한 권을 샀어요. 그리고 자기 집 문 앞에 큼지막하게 간판을 내걸었죠. "모든 것을 아는 척척박사!"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마을에서 가장 큰 부잣집 나리께서 귀한 금화가 가득 든 돈주머니를 도둑맞았어요. 나리는 온 마을에 소문난 "모든 것을 아는 척척박사" 크랩을 불렀어요. 크랩은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어요. '어쩌지?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리의 집으로 향했죠.

    나리는 크랩을 아주 성대한 저녁 식사에 초대했어요. 첫 번째 하인이 맛있는 수프를 들고 나오자, 크랩은 자기도 모르게 아내에게 속삭였어요. (사실은 '아, 첫 번째 음식이 나왔네' 하는 뜻이었죠.) "저기, 첫 번째 사람이군." 그런데 그 하인이 바로 도둑 중 한 명이었어요! 하인은 깜짝 놀라 생각했죠. '세상에, 내가 첫 번째 도둑인 걸 어떻게 알았지?'

    두 번째 하인이 구운 고기를 들고 나오자, 크랩은 또 아내에게 말했어요. "음, 저 사람이 두 번째로군." 두 번째 하인도 도둑이었기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요. '맙소사, 내가 두 번째 도둑인 것도 아시는구나!'

    세 번째 하인이 달콤한 후식을 들고 나오자, 크랩은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에휴, 저 사람이 세 번째로군." 세 번째 하인 역시 도둑이었고, 이제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어요.

    마지막으로 나리가 뚜껑이 덮인 큰 접시를 가져오게 했어요. "자, 척척박사 양반. 이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맞춰보시오." 크랩은 이제 정말 끝장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죠. "아이고, 불쌍한 크랩아, 이제 어쩌면 좋니?"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마침 그 접시 안에는 맛있는 게 요리가 들어 있었어요! 나리는 손뼉을 치며 외쳤어요. "훌륭하오! 역시 척척박사야! 게(크랩)가 들어있는 걸 정확히 맞추다니!"

    그날 밤, 겁에 질린 세 명의 하인들이 몰래 크랩을 찾아왔어요. "박사님, 제발 저희를 살려주세요! 돈은 저희가 훔쳤어요. 벽난로 안쪽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크랩은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나리에게 말했어요. "나리, 제가 알아냈습니다! 돈은 바로... 벽난로 안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벽난로를 살펴보니, 정말로 그 안에 도둑맞았던 돈주머니가 있었어요!

    나리는 크게 기뻐하며 크랩에게 아주 많은 상을 주었어요. 그 후로 크랩은 "모든 것을 아는 척척박사"로 온 나라에 유명해졌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크랩이 정말 모든 것을 알았던 건 아니었지만요! 그래도 운이 아주 좋았던 건 틀림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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