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물
그림 동화
커다란 궁궐에 살고 있는 임금님에게 아주 큰 고민이 생겼어요. 임금님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거든요. 온 나라의 유명한 의사들이 다녀갔지만, 아무도 임금님의 병을 고치지 못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지혜로운 할머니 한 분이 임금님을 찾아와 말했어요. "임금님의 병을 낫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생명의 물'뿐이랍니다. 그 물을 마시면 어떤 병이든 씻은 듯이 나을 거예요."
임금님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어요. 임금님은 아들들을 불러 말했어요. "누구든 생명의 물을 찾아오는 아들에게 이 나라를 물려주겠다."
가장 먼저 첫째 왕자가 길을 떠났어요. "제가 꼭 생명의 물을 찾아오겠습니다!" 첫째 왕자는 씩씩하게 말했지만, 숲 속에서 만난 작은 난쟁이에게 아주 거만하게 굴었어요. "이봐, 난쟁이! 생명의 물이 어디 있는지 빨리 말해!" 화가 난 난쟁이는 첫째 왕자를 좁은 산골짜기에 뿅! 하고 가둬 버렸답니다.
며칠이 지나도 첫째 왕자가 돌아오지 않자, 둘째 왕자가 나섰어요. "형님은 실패했지만, 저는 다를 겁니다!" 둘째 왕자도 숲에서 그 난쟁이를 만났지만, 형처럼 예의 없게 행동했어요. "너, 혹시 우리 형 못 봤어? 그리고 생명의 물은 어디 있지?" 난쟁이는 둘째 왕자도 첫째 왕자가 갇힌 골짜기로 뿅! 보내 버렸죠.
시간이 흘러, 이제 막내 왕자 차례가 되었어요. 막내 왕자는 마음씨가 아주 착했어요. 숲에서 난쟁이를 만난 막내 왕자는 공손하게 인사했어요.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혹시 생명의 물을 찾으러 가는 길을 아시나요? 저희 아버님께서 편찮으셔서요."
난쟁이는 막내 왕자의 착한 마음에 감동했어요. "아주 어려운 길이지만, 너라면 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이 마법의 빵과 작은 칼을 가져가거라. 저기 보이는 마법에 걸린 성으로 가거라. 성문 앞에는 사나운 사자들이 지키고 있을 텐데, 이 빵을 던져주면 얌전해질 것이다. 성 안으로 들어가면 정오가 되기 전에 샘에서 생명의 물을 떠야 한다. 명심하거라, 정오가 지나면 성문이 닫혀 영원히 갇히게 될 게다."
막내 왕자는 난쟁이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성으로 향했어요. 정말로 성문 앞에는 무서운 사자들이 으르렁거리고 있었죠. 왕자는 빵을 던져주자 사자들은 신기하게도 고양이처럼 얌전해졌어요. 성 안으로 들어간 왕자는 아름다운 공주님을 만났어요. 공주님은 마법에 걸려 성에 갇혀 있었죠. 공주님은 왕자에게 마법을 풀어줘서 고맙다고 하며, 1년하고 하루 뒤에 다시 찾아와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왕자는 그러겠다고 약속하고, 서둘러 생명의 물을 작은 병에 담았어요. 마법의 빵과 칼도 챙겼죠. 왕자가 성을 나서자마자 정오를 알리는 종이 땡땡땡 울렸고, 성문은 쾅! 하고 닫혔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막내 왕자는 다시 난쟁이를 만났어요. 난쟁이는 형들을 조심하라고 일러주었지만, 착한 막내 왕자는 산골짜기에 갇힌 형들을 구해 주었어요. 하지만 못된 두 형은 막내 왕자가 잠든 사이에 생명의 물을 몰래 바닷물로 바꿔치기했어요. 그리고는 아버지 임금님께 자신들이 생명의 물을 구해왔다고 거짓말을 했죠.
임금님은 형들이 가져온 바닷물을 마시고 병이 더욱 심해졌어요. 형들은 "막내 동생이 아버지를 해치려고 독이 든 물을 가져왔어요!"라고 모함했어요. 화가 난 임금님은 막내 왕자를 당장 숲으로 쫓아내라고 명령했어요. 하지만 사냥꾼은 착한 막내 왕자를 불쌍히 여겨 몰래 풀어주었답니다.
1년하고 하루가 지났어요. 약속대로 공주님이 황금 마차를 타고 막내 왕자를 찾아왔어요. 공주님은 임금님께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죠. 형들이 생명의 물을 가로챘고, 막내 왕자가 억울하게 쫓겨났다는 것을요.
모든 것을 알게 된 임금님은 크게 후회하며 막내 왕자를 다시 궁궐로 불렀어요. 막내 왕자가 가져왔던 진짜 생명의 물을 마신 임금님은 곧 건강을 되찾았답니다.
나쁜 두 형은 자신들의 잘못이 드러나자 멀리 도망쳐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어요. 막내 왕자는 아름다운 공주님과 결혼해서 임금님의 뒤를 이어 나라를 다스리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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