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와 여우

    그림 동화
    힘은 세지만 머리는 조금 나쁜 늑대가 있었어요. 그리고 그 늑대 옆에는 아주 똑똑한 여우가 살고 있었죠. 늑대는 항상 여우에게 이것저것 시키는 걸 좋아했어요.

    어느 날, 늑대가 여우에게 말했어요. "여우야, 배가 너무 고프다. 뭐 맛있는 것 좀 구해 와!"
    여우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어요. "늑대님,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저기 풀밭에 어린 양들이 몇 마리 있어요. 한번 가 보실래요?"
    늑대는 신이 나서 풀밭으로 달려갔어요. 여우는 몰래 숨어서 지켜봤죠. 늑대는 양 한 마리를 꿀꺽 삼켰어요. 그래도 배가 차지 않자, 여우가 말했어요. "늑대님, 한 마리 더 드시면 배부를 거예요."
    늑대는 또 한 마리를 꿀꺽 삼켰어요. 배가 너무 불러서 몸이 뚱뚱해졌죠. 도망치려고 울타리 틈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빵빵한 배 때문에 그만 끼어버렸어요!
    그때 여우가 폴짝폴짝 뛰어가서 양치기에게 소리쳤어요. "양치기 아저씨! 늑대가 양을 훔쳐 먹고 있어요!"
    양치기는 몽둥이를 들고 달려와 늑대를 혼쭐내 주었답니다. 늑대는 끙끙거리며 겨우 도망쳤어요.

    며칠 뒤, 늑대는 또 여우를 불렀어요. "여우, 이놈! 다 너 때문이야! 이번엔 맛있는 팬케이크를 가져와!"
    여우는 또 꾀를 냈어요. "네, 늑대님. 저기 어떤 아주머니가 맛있는 팬케이크를 굽고 계세요. 냄새가 솔솔 나네요."
    둘은 살금살금 집으로 들어가 팬케이크를 발견했어요. 늑대는 또다시 정신없이 팬케이크를 먹어 치웠어요. 하나, 둘, 셋... 너무 많이 먹어서 또 배가 불룩해졌죠. 그러다 그만 발을 헛디뎌 우유 통에 풍덩 빠지고 말았어요!
    여우는 또다시 재빨리 아주머니에게 달려가 소리쳤어요. "아주머니! 늑대가 팬케이크를 다 먹어버리고 우유 통에도 빠졌어요!"
    아주머니는 프라이팬을 들고 와서 늑대를 때렸어요. 늑대는 우유 범벅이 된 채 겨우겨우 도망쳤답니다.

    늑대는 몹시 화가 났어요. "여우, 정말 가만 안 둘 거야! 이번에는 진짜 맛있는 고기를 가져와! 안 그러면 너를 잡아먹겠다!"
    여우는 마지막 꾀를 냈어요. "알겠습니다, 늑대님. 저기 어떤 집 지하 창고에 맛있는 고기가 가득 쌓여 있대요. 제가 살짝 열어 드릴게요."
    늑대는 신이 나서 지하 창고로 들어가 고기를 마구 먹기 시작했어요. 정말 배가 터질 것처럼 먹었죠.
    여우는 꾀를 내어 늑대에게 말했어요. "늑대님, 혹시 모르니 나갈 수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
    늑대가 문틈으로 나가려 했지만, 너무 많이 먹어서 꼼짝도 할 수 없었어요.
    그때 여우가 집주인에게 큰 소리로 외쳤어요. "주인님! 도둑이에요! 늑대가 지하 창고에서 고기를 훔쳐 먹고 있어요!"
    집주인은 화가 나서 몽둥이를 들고 내려왔어요. 늑대는 잔뜩 얻어맞고 겨우겨우 기어 나왔지만, 너무 많이 다쳐서 다시는 여우를 괴롭히지 못했답니다. 똑똑한 여우는 그 뒤로 평화롭게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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