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루데 부인

    그림 동화
    세상에는 아주 고집이 센 여자아이가 하나 살고 있었어요. 부모님 말씀을 통 듣지 않았죠.

    어느 날, 아이는 트루데 할머니 집에 꼭 가보고 싶다고 떼를 썼어요. 부모님은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얘야, 거긴 절대 가면 안 돼! 트루데 할머니는 아주 아주 무서운 마녀란다. 그 집에 잘못 발을 들였다가는 큰일 나!"

    하지만 여자아이는 부모님의 걱정스러운 말을 하나도 듣지 않았어요. "흥! 나는 하나도 안 무서워요. 꼭 가볼 거예요!" 아이는 몰래 집을 빠져나와 트루데 할머니가 산다는 으스스한 집으로 씩씩하게 걸어갔어요.

    드디어 할머니 집 앞에 도착했어요. 아이는 용기를 내어 문을 똑똑 두드렸어요. 잠시 후, 창문으로 트루데 할머니가 삐죽 얼굴을 내밀었어요. "누구냐?" 할머니의 목소리는 조금 날카로웠어요.

    "안녕하세요, 트루데 할머니. 할머니가 어떤 분인지 궁금해서 와봤어요." 아이가 씩씩하게 대답했어요.

    "오, 그래? 용감한 아이로구나. 그럼 오는 길에 뭘 봤는지 나에게 말해 보렴." 할머니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어요.

    아이는 신이 나서 대답했어요. "네! 길에서 새까만 남자를 봤어요!"
    "호호, 그건 숯을 굽는 아저씨란다."

    "초록색 옷을 입은 남자도 봤어요!"
    "그건 숲을 지키는 사냥꾼이지."

    "그리고 계단에는 피처럼 새빨간 남자도 서 있었어요!"
    "그건 고기를 파는 정육점 주인이란다." 할머니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이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어요. "그런데요, 할머니... 창문으로 언뜻 봤는데... 머리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아주 무서운 얼굴을 봤어요!"

    그 말을 듣자 트루데 할머니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어요. 할머니는 섬뜩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호호호! 바로 그걸 봤어야지! 그게 바로 진짜 나, 무서운 마녀 트루데란다! 네가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지!"

    순간, 트루데 할머니는 이상한 주문을 외웠어요. 그러자 여자아이는 순식간에 딱딱한 통나무로 변해버렸어요!

    트루데 할머니는 통나무가 된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 속으로 휙 던져 넣었어요. 통나무는 금세 뜨거운 불길 속에서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재가 되었답니다.

    쯧쯧,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고집을 부리고 위험한 곳에 함부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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