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은 아니지만, 신들이 모여 사는 아스가르드라는 멋진 곳에 장난을 아주 좋아하는 로키라는 신이 살고 있었어요. 로키에게는 아주 특별한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어마어마하게 큰 늑대, 펜리르였답니다!

펜리르는 매일매일 쑥쑥 자랐어요. 처음에는 귀여운 강아지 같았지만, 곧 집채만큼 커지고 힘도 엄청나게 세졌죠. 신들은 펜리르를 보며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저렇게 힘이 세다니, 나중에 큰일 나는 거 아니야?" 오딘 아빠 신도 고개를 끄덕였죠.

그래서 신들은 꾀를 내어 펜리르를 묶어보기로 했어요.
첫 번째로 아주 튼튼해 보이는 쇠사슬 '레딩'을 가져와서 말했어요. "펜리르야, 네 힘이 얼마나 센지 한번 시험해 보자! 이 쇠사슬을 끊을 수 있겠니?"
펜리르는 신나서 "흥! 이쯤이야!" 하더니 앞발을 한번 휙 휘젓자 쇠사슬이 쨍그랑! 하고 쉽게 끊어져 버렸어요.

신들은 깜짝 놀랐지만, 다시 더 두껍고 강한 쇠사슬 '드로미'를 가져왔어요. "이건 정말 강하다! 이번엔 어떨까?"
펜리르는 씩 웃으며 몸을 한번 부르르 떨더니, "으랏차!" 하고 힘을 주자 드로미도 뚝! 하고 끊어져 버렸답니다.

신들은 이제 정말 큰일 났다고 생각했어요. "어쩌지? 펜리르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
그때, 지혜로운 신들이 난쟁이들에게 특별한 부탁을 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강하지만, 아주 부드러운 끈을 만들어줘!"
난쟁이들은 신비한 재료들로 마법의 끈을 만들었어요. 고양이 발자국 소리, 여자의 수염, 산의 뿌리, 곰의 힘줄, 물고기의 숨결, 새의 침 같은 것들로 말이에요! 그렇게 만들어진 끈 '글레이프니르'는 비단실처럼 가늘고 부드러웠지만, 그 어떤 것보다도 강했답니다.

신들은 글레이프니르를 가지고 펜리르에게 갔어요. "펜리르야, 이 예쁜 리본으로도 한번 힘겨루기를 해보자! 이건 아주 부드러워서 너도 다치지 않을 거야."
펜리르는 눈을 가늘게 떴어요. "이렇게 얇은 끈이? 뭔가 이상한데... 만약 이게 나를 속이려는 거라면 어떡하지?"
그때, 용감한 전쟁의 신 티르가 앞으로 나섰어요. "펜리르야, 걱정 마. 만약 이 끈이 너를 해치려는 속임수라면, 내 한쪽 손을 네 입에 넣을게. 네가 원하면 물어도 좋아."
펜리르는 티르의 용감한 모습에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좋아, 그럼 한번 해보지!"

신들은 조심스럽게 글레이프니르로 펜리르를 묶었어요. 펜리르가 몸부림치자, 이상하게도 끈은 점점 더 꽉 조여들 뿐, 끊어지지 않았어요! 펜리르는 아무리 힘을 써도,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속았다!" 펜리르는 화가 나서 으르렁거렸고, 약속대로 티르의 손을 덥석 물어버렸어요. 티르는 아픔을 꾹 참았답니다.

결국 펜리르는 글레이프니르에 꽁꽁 묶여 아주 깊은 땅속 바위에 갇히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아주아주 오랫동안 세상을 향해 울부짖어야 했죠.
티르 신은 한쪽 손을 잃었지만, 그의 용감한 희생 덕분에 다른 신들과 아스가르드는 한동안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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