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의 외눈과 지혜의 샘
북유럽 신화
신들의 왕, 오딘에게는 아주아주 큰 고민이 하나 있었어요. "음… 어떻게 하면 우리 아스가르드를 더 멋지게 만들고, 모든 위험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까? 그러려면 내가 더 똑똑해져야 하는데!"
오딘은 이미 신들 중에서 가장 힘세고 용감했지만, 더 많은 지혜를 원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의 모든 지혜가 샘솟는다는 '미미르의 지혜의 샘' 이야기를 듣게 되었죠. 그 샘물은 세상 끝, 거대한 세계수 이그드라실의 뿌리 근처에 숨겨져 있었어요.
"옳지! 바로 저거야!" 오딘은 당장 미미르의 샘으로 길을 떠났어요. 험하고 먼 길이었지만, 지혜를 얻을 생각에 발걸음이 가벼웠죠. 드디어 샘에 도착하니, 샘 옆에는 아주아주 늙었지만 눈빛만큼은 형형한 지혜의 거인, 미미르가 샘을 지키고 있었어요.
오딘이 공손하게 말했어요. "미미르시여, 저는 아스가르드의 왕 오딘입니다. 이 지혜의 샘물을 한 모금만 마시게 해주십시오."
미미르는 오딘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어요. "오딘이여, 이 샘물은 아무나 마실 수 있는 것이 아니오. 아주 귀한 것을 대가로 내놓아야만 한답니다."
오딘은 생각했어요. '가장 귀한 것이라… 황금? 아니면 내 멋진 궁궐?'
"제가 가진 황금이나 보석을 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제 왕좌라도요!"
하지만 미미르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어요. "그런 것들은 지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요. 당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 바로 당신의 눈 하나를 내놓을 수 있겠소?"
오딘은 깜짝 놀랐어요. 눈 하나를 달라니! 한쪽 눈이 없으면 세상을 보는 것이 얼마나 불편할까요? 하지만 오딘은 곰곰이 생각했어요. '한쪽 눈으로 세상을 보는 불편함보다, 지혜가 없어 세상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일 거야.'
오딘은 큰 결심을 하고 말했어요. "좋습니다, 미미르시여. 제 눈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그 대신 지혜를 주십시오!"
오딘은 용감하게 자신의 한쪽 눈을 뽑아 미미르에게 건넸어요. 미미르는 오딘의 눈을 받아 샘물 속에 조용히 가라앉혔죠. 그리고 오딘에게 샘물을 마시도록 허락했어요.
오딘은 뿔로 만든 잔에 샘물을 가득 담아 단숨에 들이켰어요. 그러자! 온 세상의 비밀과 지혜가 마치 번개처럼 오딘의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 같았어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일들까지 훤히 보이기 시작했죠.
비록 한쪽 눈을 잃어 '애꾸눈 오딘'이 되었지만, 오딘은 그보다 훨씬 더 값진 지혜를 얻었어요. 그 후로 오딘은 아스가르드를 더욱 현명하게 다스렸고, 모든 신들과 인간들에게 존경받는 가장 지혜로운 신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미미르의 샘 깊은 곳에는 지금도 오딘의 눈이 반짝이며, 지혜를 얻기 위한 용감한 희생을 기억하게 해주고 있대요.
1148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