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신 바쿠스
로마 신화
하늘 위 신들의 궁전 올림포스에는 아주 특별한 아기가 태어날 예정이었어요. 아기의 아빠는 신들의 왕 제우스였고, 엄마는 아름다운 공주 세멜레였죠. 하지만 제우스의 아내 헤라 여신은 이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헤라는 세멜레에게 몰래 다가가 "제우스에게 진짜 모습을 보여달라고 해봐! 그래야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지 않겠어?" 하고 속삭였어요.
세멜레는 그 말을 믿고 제우스에게 간절히 부탁했어요. 제우스는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세멜레의 계속되는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번쩍이는 진짜 모습을 드러냈어요. 그 순간, 너무나 강렬한 빛 때문에 세멜레는 그만 눈부신 빛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제우스는 재빨리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 바쿠스를 구해 자신의 다리 속에 넣어 안전하게 지켜주었어요.
드디어 바쿠스가 태어나자, 제우스는 아기를 숲의 요정 님프들에게 맡겼어요. 바쿠스는 숲과 들판을 뛰어놀며 무럭무럭 자랐죠. 포도덩굴을 장난감 삼아 놀고, 꽃향기를 맡으며 동물들과 친구가 되었어요. 어느 날, 바쿠스는 포도송이를 주워 손으로 주물럭거렸는데, 달콤한 포도즙이 흘러나왔어요! "와, 맛있다!" 바쿠스는 이 신기한 음료를 사람들에게 나눠주었고, 포도즙을 마신 사람들은 모두 기분이 좋아져 노래하고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이것이 바로 포도주의 시작이었답니다.
바쿠스는 이 즐거운 포도 음료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여행을 떠났어요. 그의 곁에는 언제나 염소 다리를 한 장난꾸러기 사티로스들과,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추는 마이나데스라는 여인들이 함께했죠. 표범이 끄는 마차를 타고 다니며, 가는 곳마다 시끌벅적 즐거운 축제를 열었어요. 사람들은 바쿠스 덕분에 맛있는 포도주를 알게 되었고, 함께 모여 웃고 떠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물론 처음에는 바쿠스의 축제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어떤 심술궂은 왕은 바쿠스와 그의 친구들을 내쫓으려고 하기도 했죠. 하지만 바쿠스는 신비한 힘으로 그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의 소중함을 알려주었답니다. 포도덩굴이 마법처럼 뻗어 나가 배를 휘감기도 하고, 무서운 동물들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 바쿠스의 즐거운 기운에 동화되었어요.
바쿠스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 세멜레를 잊지 않았어요. 용감하게 지하 세계로 내려가 엄마를 다시 데리고 와서, 올림포스 신들의 궁전에서 함께 살게 해주었답니다. 그 후 바쿠스는 포도와 즐거운 축제의 신이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선물했어요.
그래서 포도를 보거나 즐거운 음악 소리가 들릴 때면, 어쩌면 바쿠스와 그의 유쾌한 친구들이 근처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는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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