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뼈
그림 동화
어느 아주 멋진 왕국에 큰 소동이 벌어졌어요.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드는 무시무시한 멧돼지 한 마리가 나타났거든요! 숲 속을 마구 헤집고 다니며 모두를 괴롭혔어요.
임금님은 걱정이 태산 같았어요. "누구든 저 멧돼지를 물리치는 용감한 사람에게는 내 딸, 공주와 결혼시키고 왕국의 절반을 주겠다!" 하고 온 나라에 알렸죠.
그 나라에는 두 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형은 꾀가 많았지만 마음씨는 조금 심술궂었고, 동생은 마음씨가 아주 착하고 용감했어요. 두 형제는 임금님의 약속을 듣고 멧돼지를 잡으러 씩씩하게 길을 나섰어요.
착한 동생은 숲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나아갔어요. 그리고 마침내, 용감하게 싸워서 커다란 멧돼지를 물리쳤답니다! 와! 정말 대단하죠? 동생은 기뻐하며 멧돼지를 끌고 왕궁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그런데 다리 근처에서 형을 만났어요. 형은 동생이 멧돼지를 잡은 것을 보고 샘이 나서 질투심이 활활 타올랐어요. '아니, 동생이 공주님과 결혼하고 왕국의 절반을 받는다고? 그건 내가 가져야 해!' 형은 아주 나쁜 생각을 했어요. 동생이 잠시 쉬는 틈을 타서... 아이고! 형은 동생을 몰래 해치고는 다리 밑에 아무도 모르게 묻어버렸답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멧돼지를 잡은 척하며 임금님께 씩씩하게 갔어요. "임금님! 제가 바로 그 무시무시한 멧돼지를 잡았습니다!" 임금님은 크게 기뻐하며 약속대로 형에게 공주님과 결혼시켜주고 왕국의 절반을 주었어요. 형은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조금 불안했어요.
시간은 물처럼 흘러 여러 해가 지났어요. 아무도 그날 다리 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죠.
어느 날, 양을 치던 한 소년이 다리 밑을 지나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풀밭 사이에서 반짝이는 하얗고 예쁜 뼈 하나를 발견했어요. "우와, 이걸로 피리를 만들면 소리가 참 좋겠다!" 소년은 그 뼈로 작은 피리를 뚝딱 만들었어요.
소년이 피리를 입에 대고 후 불자, 이게 웬일일까요? 피리에서 사람 목소리 같은 슬픈 노래 소리가 흘러나왔어요!
"아, 소년아, 소년아, 내 뼈로 피리를 부는구나.
나의 형이 나를 미워해 이 다리 아래 묻었다네.
멧돼지 때문에, 공주님 때문에."
소년은 깜짝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어요. 다시 불어보아도 피리는 똑같은 노래를 불렀어요. 너무 신기하고 이상해서 소년은 이 신기한 피리를 들고 곧장 임금님께 달려갔어요.
임금님 앞에서 소년이 피리를 불자, 또다시 그 슬픈 노래가 궁궐 안에 울려 퍼졌어요.
"아, 임금님, 임금님, 내 뼈로 피리를 부는군요.
나의 형이 나를 미워해 이 다리 아래 묻었다네.
멧돼지 때문에, 공주님 때문에."
임금님은 노래를 듣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얼굴이 아주 엄해졌죠. 당장 나쁜 형을 불러오게 했어요. 형 앞에서도 피리는 똑같은 노래를 불렀어요. 형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아무 말도 못 했답니다.
결국 나쁜 형은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벌을 받게 되었어요. 그리고 임금님은 사람들을 시켜 다리 밑에서 착한 동생의 뼈를 찾아내어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정성껏 묻어주었답니다. 그 후로 왕국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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