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과 태양
이솝 우화
저 높은 하늘 위에서, 으스대기 좋아하는 북풍과 따스한 해님이 만났어요.
북풍이 큰소리로 말했어요. "내가 세상에서 제일 힘세지! 누구도 나를 이길 수 없어!"
해님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어요. "글쎄, 꼭 그렇지만은 않을걸?"
"흥! 그럼 우리 내기할까?" 북풍이 제안했어요.
마침 그때, 외투를 두툼하게 껴입은 나그네 한 명이 길을 걸어가고 있었어요.
해님이 말했어요. "좋아. 저기 저 나그네 보이지? 누구든 저 사람의 외투를 먼저 벗기는 쪽이 더 강한 걸로 하자."
북풍은 "하! 그까짓 거, 식은 죽 먹기지!" 하며 자신만만하게 먼저 나섰어요.
북풍은 "후우우우웅! 쌩쌩!" 하고 있는 힘껏 차가운 바람을 불어댔어요.
나뭇가지들이 윙윙 울고, 먼지가 휘날렸죠.
나그네는 "으, 갑자기 왜 이렇게 춥지?" 하면서 외투 깃을 더 단단히 여미고, 몸을 잔뜩 움츠렸어요.
북풍이 더 세게, 더 차갑게 바람을 불수록 나그네는 외투를 더욱더 꼭꼭 감쌌답니다.
결국 북풍은 지쳐서 씩씩거리며 말했어요. "에잇, 안 되겠네! 네 차례야."
이제 해님 차례예요.
해님은 빙긋 웃으며 따스한 햇살을 살며시 내리쬐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나그네가 "어, 바람이 멎었네? 조금 따뜻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하고 중얼거렸죠.
해님이 점점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햇살을 보내자, 나그네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어요.
"날씨가 정말 좋아지는군!"
조금 더 지나자 나그네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어요.
"아이고, 이제 좀 덥네!"
나그네는 결국 외투 단추를 풀고, 활짝 벗어서 팔에 걸쳤어요. 그리고 시원한 나무 그늘을 찾아 걸어갔죠.
북풍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해님은 여전히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어요. "봤지? 억지로 힘으로만 하려고 하는 것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이 더 강할 때도 있단다."
북풍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끄덕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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