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묘한 악사

    그림 동화
    숲 속 깊은 곳에, 혼자 사는 것이 조금 심심했던 바이올린 연주가가 있었어요. "음, 친구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내 연주를 들려줄 친구 말이야!" 음악가는 바이올린을 들고 숲으로 나갔어요.

    연주가는 멋진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띠리리~ 띠리리~ 그 소리를 듣고 늑대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다가왔죠. "와, 정말 멋진 연주다! 나도 배우고 싶어." 늑대가 말했어요.
    "그럼 이리 와보렴. 먼저 이 나무틈에 앞발을 넣어 보렴." 음악가는 늑대의 발이 나무틈에 들어가자 얼른 쐐기를 쾅 박아 버렸어요. "아이쿠! 내 발!" 늑대는 꼼짝 못하게 되었죠. 음악가는 휘파람을 불며 다른 곳으로 갔어요.

    음악가는 다시 바이올린을 켰어요. 이번엔 여우 한 마리가 살금살금 다가왔어요. "정말 아름다운 소리야! 나도 가르쳐 줄 수 있어?"
    "물론이지! 이리 와서 이 어린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앞발을 대 보렴." 음악가는 어린 나무 두 개를 휘어서 여우의 앞발을 꽁꽁 묶어버렸어요. "앗! 이게 뭐야!" 여우도 꼼짝달싹 못하게 됐어요. 음악가는 또 콧노래를 부르며 걸어갔죠.

    음악가는 또다시 신나게 연주했어요. 이번에는 귀여운 토끼 한 마리가 깡총깡총 뛰어왔어요. "와아, 나도 바이올린 배우고 싶어요!"
    "좋아, 이리 오렴. 이 긴 줄을 네 목에 걸고 저 나무 주위를 몇 바퀴 돌아보렴." 음악가는 토끼 목에 줄을 맨 다음, 그 줄을 나무에 묶어버렸어요. 토끼는 나무 주위를 돌다가 목이 졸려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죠.

    그동안 늑대는 낑낑대며 겨우 발을 뺐고, 여우도 안간힘을 써서 묶인 발을 풀었어요. 토끼도 목에 걸린 줄을 간신히 끊었죠. 동물들은 잔뜩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저 못된 음악가를 혼내주자!" 그리고는 음악가를 뒤쫓아 달려갔어요.

    음악가는 깜짝 놀라 재빨리 근처 나무 위로 도망쳤어요. 동물들은 나무 아래에서 으르렁거렸죠. 음악가는 나무 위에서 다시 바이올린을 켰어요. "도와주세요!" 하는 마음으로요.
    마침 근처에서 나무를 하던 나무꾼 아저씨가 그 소리를 들었어요. "이런, 무슨 소란이지?" 나무꾼은 도끼를 들고 다가와 으르렁거리는 동물들을 보고 소리쳤어요. "저리가! 이놈들!" 동물들은 도끼를 든 나무꾼을 보고는 깜짝 놀라 숲 속으로 도망가 버렸어요.

    음악가는 나무에서 내려와 나무꾼에게 고맙다고 인사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아저씨!"
    나무꾼은 웃으며 말했죠. "별말씀을. 그나저나 당신 연주 솜씨가 정말 대단한데요!"
    그 후로 음악가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답니다. 어쩌면 나무꾼 아저씨와 좋은 친구가 되었을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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