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곱 마리 까마귀

    그림 동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도 아닌, 어느 마을에 일곱 명의 아들을 둔 아빠가 살았단다. 아빠에게는 아들이 일곱이나 있었지만, 예쁜 딸을 간절히 원했어. 드디어 귀여운 딸이 태어났지만, 아기는 너무 작고 약했단다.

    아빠는 아들들에게 "어서 가서 아기에게 줄 특별한 샘물을 떠오너라!" 하고 시켰지. 일곱 아들들은 저마다 물병을 들고 샘으로 달려갔어. 그런데 서로 먼저 물을 뜨려고 다투다가 그만 물병을 샘에 퐁당 빠뜨리고 말았지 뭐야! 아들들은 집에 돌아가기가 너무 무서웠어.

    한참을 기다리던 아빠는 창밖을 보며 초조해졌어. "저 녀석들, 샘물은 안 가져오고 놀기만 하는구나! 에잇, 차라리 까마귀나 되어버려라!" 아빠가 무심코 이렇게 소리치자마자, 쉭! 일곱 아들들은 까만 까마귀 일곱 마리가 되어 하늘로 푸드덕 날아가 버렸단다. 아빠와 엄마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소용없었지.

    시간이 흘러, 여동생은 건강하고 예쁜 소녀로 자랐어. 소녀는 오빠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지. 어느 날, 소녀는 동네 사람들이 자기 때문에 오빠들이 까마귀가 되어 사라졌다고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어. 소녀는 부모님께 달려가 물었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지.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오빠들을 찾아야 해!" 소녀는 아주 슬펐지만 용기를 냈어. 작은 빵 한 조각과 물 한 병, 그리고 작은 의자 하나만 가지고 길을 떠났단다.

    소녀는 세상 끝까지 걸어갔어. 해님에게 갔지만, 해님은 너무 뜨거워서 말했어. "얘야, 난 너무 뜨거워서 널 도와줄 수 없단다. 저기 달님에게 가보렴." 달님에게 갔더니, 달님은 너무 차갑고 으스스한 목소리로 말했어. "저리 가! 난 사람 냄새가 싫어!" 소녀는 실망하지 않고 계속 걸었어. 마침내 반짝이는 새벽별에게 도착했지. 새벽별은 아주 친절했어. "가엾은 아이로구나. 네 오빠들은 유리산에 있단다. 이 작은 나무 조각을 주마. 이걸로 유리산의 문을 열 수 있을 거야."

    소녀는 유리산에 도착했어. 산은 온통 반짝이는 유리로 되어 있었지. 커다란 문이 있었는데, 자물쇠로 잠겨 있었어. 소녀는 새벽별이 준 나무 조각으로 문을 열려고 했지만, 그만 나무 조각을 잃어버린 걸 알았지. 어쩌면 좋을까? 소녀는 용감하게 자신의 새끼손가락을 자물쇠 구멍에 넣었어. 그러자 신기하게도 문이 스르륵 열렸단다!

    문 안으로 들어가니 작은 난쟁이가 살고 있었어. "꼬마 아가씨, 여기서 뭘 하시오?" "저는 일곱 까마귀 오빠들을 찾으러 왔어요." 난쟁이가 말했지. "일곱 까마귀님들은 지금 외출 중이란다. 곧 돌아올 거야. 여기서 기다리렴." 난쟁이는 까마귀들이 먹을 일곱 개의 작은 접시와 일곱 개의 작은 컵을 차려주었어. 소녀는 각 접시에서 아주 조금씩 음식을 먹고, 각 컵에서 아주 조금씩 음료를 마셨어. 그리고 마지막 컵에는 자기가 아끼던 작은 반지를 살짝 떨어뜨렸지.

    곧 푸드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일곱 마리 까마귀가 날아와 식탁에 앉았어. 각자 자기 접시와 컵으로 음식을 먹고 마시기 시작했지. 막내 까마귀가 자기 컵을 마시려다 컵 속에서 반지를 발견했어. "어? 이 반지는... 우리 여동생 반지 같은데! 아, 우리 여동생이 여기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자 다른 까마귀들도 외쳤어. "그래, 우리 여동생이 보고 싶다!"

    바로 그 순간, 문 뒤에 숨어 있던 소녀가 작은 의자 뒤에서 빼꼼 나타났어. "오빠들! 제가 왔어요!" 소녀가 나타나자마자, 까마귀들은 마법처럼 다시 멋진 오빠들로 변했단다! 일곱 오빠들과 여동생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뻐했어. 그리고 모두 함께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갔단다. 그 뒤로 가족들은 오래오래 서로 아끼며 행복하게 살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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