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 이그드라실
북유럽 신화
아주 먼 옛날, 어쩌면 바로 지금 우리 곁에, 아주 특별한 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어요. 그 나무의 이름은 이그드라실이라고 했죠. 이 나무는 얼마나 크고 넓었는지, 온 세상을 다 품고 있을 정도였답니다. 하늘 높이 솟은 가지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매달려 있는 것 같았고, 땅속 깊이 뻗은 뿌리는 세상의 비밀을 다 알고 있는 듯했어요.
이그드라실에게는 아주 중요한 세 개의 큰 뿌리가 있었어요.
첫 번째 뿌리는 신들이 사는 멋진 동네, 아스가르드로 쭉 뻗어 있었죠. 그곳에는 우르드의 샘이라는 신비한 우물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과거, 현재, 미래를 다 꿰뚫어 보는 세 명의 지혜로운 여신들이 살면서 나무를 정성껏 돌보았어요.
두 번째 뿌리는 똑똑해지고 싶은 거인들이 사는 요툰헤임으로 향했어요. 여기에는 미미르의 샘이라는 지혜의 우물이 있었는데, 신들의 왕 오딘도 이 샘물을 마시고 더 똑똑해지기 위해 자신의 눈 하나를 샘에 바쳤을 정도였답니다!
세 번째 뿌리는 어둡고 추운 안개의 나라, 니플헤임으로 내려갔어요. 그곳에는 커다란 용 한 마리, 니드호그가 살았는데, 이 용은 심심할 때마다 이그드라실의 뿌리를 아삭아삭 갉아먹곤 했어요. 하지만 이그드라실은 아주 튼튼해서 괜찮았답니다.
이그드라실의 커다란 줄기와 가지 위에는 여러 세상이 집처럼 자리 잡고 있었어요. 우리 사람들이 사는 미드가르드도 이 나무의 한가운데쯤에 있었고, 빛나는 요정들이 사는 알프헤임, 부지런한 난쟁이들이 사는 스바르트알파헤임도 모두 이그드라실 덕분에 서로 연결되어 있었죠.
이 커다란 나무에는 재미있는 동물 친구들도 많이 살았어요.
나무 꼭대기에는 아주 큰 독수리 한 마리가 앉아서 세상 모든 일을 내려다보았죠. 그리고 장난꾸러기 다람쥐 라타토스크는 이 독수리와 뿌리 밑에 사는 용 니드호그 사이를 쏜살같이 오르내리며 서로의 험담을 전해주곤 했대요. "용 아저씨가 독수리님 깃털이 엉망이래요!" 하고 말이죠.
또, 네 마리의 사슴들은 이그드라실의 싱싱한 나뭇잎을 냠냠 맛있게 먹으며 나무 위를 뛰어다녔어요.
이렇게 이그드라실은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세상을 하나로 이어주는 아주 중요하고 신비로운 나무였어요. 마치 온 세상을 위한 커다란 놀이터이자 집과 같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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