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올림포스 산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랑의 여신, 비너스가 살았어요. 비너스에게는 남편이 있었는데, 바로 불과 대장간의 신 불카누스였죠. 불카누스는 뚝딱뚝딱 뭐든지 잘 만드는 재주꾼이었지만, 일하느라 늘 바빴어요.

한편, 전쟁의 신 마르스는 아주 용감하고 씩씩했어요. 그리고 비너스 여신을 남몰래 좋아했답니다. 비너스도 씩씩한 마르스에게 마음이 끌렸어요. 그래서 둘은 불카누스 몰래 만나곤 했죠.

하지만 이 비밀을 아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환하게 빛나는 태양의 신, 헬리오스였어요! 헬리오스는 하늘에서 모든 것을 보잖아요. 헬리오스는 이 사실을 불카누스에게 살짝 알려주었어요. "불카누스, 당신 아내 비너스가 마르스랑 몰래 만나는 것 같던데요?"

이 말을 들은 불카누스는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곧 엄청나게 화가 났어요. "감히 나를 속여?" 불카누스는 복수할 방법을 생각했어요. 그는 자기 대장간으로 가서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늘고 아주아주 튼튼한 황금 그물을 만들었어요. 얼마나 튼튼한지, 아무도 끊을 수 없을 정도였죠.

불카누스는 이 그물을 비너스와 자신의 침대 위에 몰래 설치해 놓고는, "나는 멀리 여행을 좀 다녀올게!" 하고 집을 나서는 척했어요.

불카누스가 떠난 줄 안 마르스와 비너스는 신이 나서 만났어요. 하지만 침대에 함께 있자마자, 얍! 보이지 않던 황금 그물이 두 사람을 꼼짝 못하게 덮쳐 버렸어요! 아무리 힘센 마르스라도, 아무리 아름다운 비너스라도 그물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어요.

이때, 불카누스가 나타나 외쳤어요. "모두들 와서 보세요! 내 아내 비너스와 전쟁의 신 마르스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올림포스의 다른 신들이 모두 달려와 그 광경을 보게 되었어요. 어떤 신들은 웃음을 터뜨렸고, 어떤 신들은 안타까워했어요. 비너스와 마르스는 너무너무 창피해서 얼굴이 빨개졌죠.

바다의 신 넵투누스가 불카누스에게 말했어요. "불카누스, 이제 그만하면 됐네. 마르스가 잘못을 인정하고 벌을 받도록 할 테니, 그들을 풀어주게나."

불카누스는 마지못해 그물을 걷어 주었어요. 그물에서 풀려난 비너스와 마르스는 부끄러워서 후다닥 각자 자기 갈 길을 갔답니다. 이 일로 마르스와 비너스는 한동안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사랑의 여신과 전쟁의 신 사이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참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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