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조의 전설

    중국 신화
    바닷가 작은 마을에 아주 특별한 여자아이가 태어났어요. 이름은 임묵낭. 그런데 이 아기는 태어날 때 "응애!" 하고 울지 않았대요. 그래서 사람들은 '조용한 아가씨'라는 뜻으로 '묵낭'이라고 불렀죠.

    묵낭이는 어릴 때부터 아주 똑똑하고 마음씨도 착했어요. 그리고 남들보다 더 멀리 내다보거나, 바람 소리만 듣고도 날씨를 알아맞히는 신기한 재주가 있었답니다.

    어느 날, 묵낭이의 아빠와 오빠가 고기잡이 배를 타고 멀리 바다로 나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컴컴해지더니, 무섭고 커다란 파도가 배를 덮치려고 했어요! 집에서 베를 짜고 있던 묵낭이는 갑자기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꿈속에서 묵낭이는 빨간 옷을 입고 훨훨 날아 바다로 갔어요. 그리고는 거친 파도 속에서 아빠의 배를 한 손으로 꽉 잡고, 오빠의 손도 다른 손으로 꽉 잡았죠. "조금만 참으세요!"

    바로 그때, 집에서 묵낭이의 모습을 본 엄마가 깜짝 놀라 소리쳤어요. "얘야, 묵낭아! 정신 차리렴!" 엄마의 목소리에 묵낭이가 눈을 번쩍 떴어요. 아뿔싸! 놀라서 그만 오빠를 잡았던 손을 놓치고 만 거예요.

    얼마 후, 아빠는 기적처럼 살아서 돌아왔지만, 오빠는 그만 거센 파도에 휩쓸려 돌아오지 못했답니다. 묵낭이는 너무 슬펐지만, 사람들을 돕는 일을 멈추지 않았어요.

    바다에는 말썽꾸러기 요괴들도 있었어요. 천 리 밖까지 내다보는 '천리안'과 아주 작은 소리도 듣는 '순풍이'였죠. 이 둘은 자주 뱃사람들을 괴롭혔어요. 묵낭이는 용감하게 그들 앞에 나섰고, 지혜와 신비한 힘으로 그들을 물리쳤어요. 천리안과 순풍이는 묵낭이의 능력에 감탄해서, 그 뒤로는 묵낭이를 돕는 착한 부하가 되었답니다.

    묵낭이는 스물여덟 살이 되던 해에 하늘로 올라가 바다의 여신, '마조'가 되었다고 해요. 그 후로 마조 여신은 붉은 옷을 입고 바다 위를 다니며 위험에 처한 뱃사람들을 구해준다고 전해져요. 그래서 지금도 많은 뱃사람들은 바다에 나갈 때마다 "마조 할머니, 저희를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하고 기도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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