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한 개

    이솝 우화
    햇살 좋은 어느 날, 깊은 숲 속에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터벅터벅 걷고 있었어요. 며칠을 굶었더니 배가 홀쭉해서 기운이 하나도 없었죠.

    그때, 저 멀리서 통통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개 한 마리가 다가오는 거예요. 개는 늑대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했어요. "안녕, 늑대야! 오랜만이다. 그런데 너 왜 이렇게 깡말랐니?"

    늑대는 힘없이 대답했어요. "며칠째 사냥을 못 해서 아무것도 못 먹었어. 넌 참 좋아 보인다. 뭘 먹고 그렇게 살이 쪘니?"

    개가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 주인님이 매일 맛있는 음식을 주시거든! 따뜻한 집에서 편하게 잠도 자고. 너도 우리 집에 같이 갈래? 너한테도 맛있는 걸 나눠줄게."

    늑대는 귀가 솔깃했어요. "정말? 그래도 돼?" 맛있는 음식이란 말에 군침이 꿀꺽 넘어갔죠.

    둘은 함께 개의 집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걷다 보니 늑대는 개의 목 주변에 털이 조금 벗겨지고 자국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친구야, 네 목에 그건 무슨 자국이야?"

    개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어요. "아, 이건 목걸이 자국이야. 가끔 주인님이 나를 여기에 묶어 두시거든. 내가 위험한 곳에 가지 않도록 말이야."

    늑대는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어요. "묶어 둔다고? 그럼 네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는 거잖아?"

    개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응, 그렇긴 하지만 대신 배불리 먹고 편하게 지낼 수 있잖아."

    늑대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요. "아니야, 친구. 나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게는 못 살겠어. 맛있는 음식도 좋지만, 내 마음대로 넓은 숲을 뛰어다니는 게 훨씬 더 소중해. 난 그냥 갈게. 초대해 줘서 고마워."

    늑대는 다시 숲 속으로 힘차게 뛰어갔어요. 비록 배는 여전히 고팠지만, 마음만은 훨훨 나는 새처럼 가벼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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