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이솝 우화
햇볕 쨍쨍한 여름날이었어요.
개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부지런히 음식을 모으고 있었죠.
"영차, 영차!"
작은 곡식 알갱이를 옮기느라 모두 바빴어요.
그때, 풀잎 위에서 베짱이가 바이올린을 켜며 신나게 노래를 불렀어요.
"랄랄라~ 날씨 한번 좋다! 개미들아, 너희도 같이 놀자!"
베짱이는 깡총깡총 춤을 추며 개미들에게 손짓했어요.
한 개미가 잠시 허리를 펴며 말했어요.
"베짱이야, 지금은 놀 때가 아니야. 곧 추운 겨울이 올 텐데, 그때 먹을 양식을 미리 모아야 해."
다른 개미도 고개를 끄덕였죠. "맞아, 겨울엔 먹을 걸 구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베짱이는 코웃음을 쳤어요.
"에이, 겨울은 아직 멀었는데 뭘. 나는 지금 이 좋은 날씨를 즐길 거야! 노래하고 춤추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베짱이는 다시 신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개미들은 말없이 자기들의 일을 계속했어요.
시간이 흘러 뜨거운 여름이 가고, 알록달록 예쁜 가을도 훌쩍 지나갔어요.
드디어 쌩쌩 바람 부는 추운 겨울이 찾아왔어요.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이고, 나뭇가지들은 앙상해졌죠.
베짱이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었어요.
따뜻했던 풀잎 침대는 차가운 눈으로 덮였고, 먹을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거든요.
"아, 배고파... 추워..."
베짱이는 덜덜 떨며 힘없이 중얼거렸어요.
그때 베짱이는 여름 내내 열심히 일하던 개미들이 생각났어요.
'그래, 개미들은 음식을 많이 모아뒀을 거야!'
베짱이는 마지막 힘을 내어 개미들의 집으로 갔어요.
"똑똑똑! 개미들아, 나 좀 도와줘. 너무 춥고 배가 고파서 아무것도 못 하겠어."
개미들이 문을 빼꼼 열었어요.
따뜻한 집 안에서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솔솔 풍겨 나왔죠.
개미 한 마리가 베짱이를 보고 말했어요.
"어머, 베짱이 아니니? 여름 내내 그렇게 신나게 노래만 부르더니, 겨울 준비는 하나도 안 했구나?"
다른 개미도 안타까운 듯 말했어요.
"우리는 여름에 땀 흘려 일해서 이렇게 따뜻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는데 말이야."
베짱이는 너무나 부끄럽고 후회스러웠어요.
개미들이 열심히 일할 때 자기는 놀기만 했던 것이 떠올랐거든요.
그제야 베짱이는 여름에 왜 열심히 일해야 하는지 깨달았답니다.
1954 조회수